두려움을 심는 말 앞에서 나를 지키기

by 한밤

불행보다 위험한 건 불행 속에서 듣게 되는 말들이다.

불행을 겪을 때는 누구나 혼란스럽다.

그래서 자꾸 보이는 사람에게 기대고 싶어진다.

하지만 엉뚱한 곳에 마음을 털어놓거나, 깜냥도 안 되는 사람에게 어설픈 조언을 들으면 오히려 상처만 더해진다.

그중에서도 가장 조심해야 할 건 두려움을 심어주는 말들이다.

마치 엄청난 일이 벌어진 것처럼 상황을 부풀리는 말,

인생이 끝난 것처럼 앞서가며 단정 짓는 말,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윽박지르고 가르치는 말들.

불행이 지나고 나면 그런 말들이 얼마나 볼품없고 해로웠는지 깨닫게 된다.

재난 앞에서 정신이 없는 건 당연하다.

누구나 혼동의 한가운데에 놓이게 된다.

그 와중에도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사람은 꼭 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이 같은 일을 당해본 적도 없고, 자신이 무슨 말들을 하고 있는지조차 모른다.

문제는 그 말들이 때로는 "걱정해 줘서 고맙다"는 착각 속에 섞여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려내기가 더 어렵다.

서로를 위하는 마음으로 던진 말일지라도 그 말이 나를 위협한다면 걸러야 한다.

특히, 두려움을 자극하는 말은 일단 거르자.

기운을 빠지게 만드는 말들, 옳게 나아가려는 의지를 꺾는 말들은 미련 없이 털어내야 한다.

불행이 일어났다고 인생이 끝난 건 아니다.

오히려 지나고 보면 숨 막히게 압박했던 일도 별일 아니었던 게 많다.

어떤 일은 내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러니 나를 자책하게 만드는 말은 걸러내고,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는 말을 선택하자.

“매일 엉망진창 와장창이어도 괜찮다.

어쨌든 끝은 있고, 그다음에는 새로운 시작이 기다리고 있다.”

나는 그 말을 굳게 믿기로 했다.

신은 문을 닫을 때 다른 창문을 열어둔다는 말이 있다.

길은 하나가 아니다.

세상이 정해둔 길만이 모두에게 옳은 길도 아니다.

살아보니 모두에게 좋은 길이 나에게도 좋으란 법이 없었고,

모두가 나쁘다고 했던 것이 나에게도 다 나쁘진 않았다.

결국 오직 나만이 걸을 수 있는 길은 내가 걸어봐야 안다.

개척하는 길은 힘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는 한 나는 그 길의 개척자가 된다.

두려움을 심어주는 말들, 그런 사람들 때문에 멈춰 서지 말자.

그들은 내 길을 대신 걸어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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