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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연 May 26. 2016

합리적인 가격의 회식 맛집, 미친 물고기

이지선 대표님은 국내에 기업 블로그가 별로 없을 2008년에 <미디어유>라는 에이전시의 대표로 나와 많은 일을 함께 한 분이다. IT기자, 홍보대행사, 디지털대행사, 미친 물고기로 이어지는 그녀의 행보는 새로운 것을 만들고 실행하는 걸 좋아하는, 남들보다 한발 앞선 길을 가는 분이다. 벌써 그녀를 알고 지낸 지 벌써 10여년이 되었다.


지난 연말 휴직할 때 브런치를 먹으며 만난 그녀는 요즘 <미친 물고기>라는 O2O 서비스를 준비중이라고 했다. 자칭타칭 ‘습관성 창업 증후군'인 그녀가 또 일을 벌였구나 내심 걱정도 되었다. 음식장사가 보통 성공하기 어려운게 아닌데 하는 생각에 말이다.


처음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잇는다는 이른바 O2O(Online to Offline) 사업으로 미친물고기(http://www.crazyfish.co.kr/)를 시작했다. 평소 미식가에다가 회를 매우 좋아해 노량진 수산시장을 자주 찾았던 그녀이기에 어색함은 없었다. 그런데 뜬금없이 식당을 오픈했다니! 이건 쇼킹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식당이란게 엄청난 체력과 깡을 요구하는 건데...

어느날 저녁 동료들과 함께 여의도 63빌딩 옆 라이프오피스텔 지하 1층의 미친물고기를 찾았다. 상가는 낡고 허름했는데 유독 이 가게만 반짝반짝 윤이 났다.사람들로 미어터지진 않아도 저녁 내내 좌석이 꽉 찰 만큼 손님이 이어졌다.

미친 물고기의 일종의 플래그숍 식당인데 소설업계에 몸 담은 분 답게 SNS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맛집, 인테리어도 사진이 잘 나오도록 조명 등을 신경쓰셨다는 디테일함을 보라!.

회맛은 자연산과 양식을 구분도 잘 못하는 나이지만, 함께 간 동료들은 단번에 이집이 숙성회를 내놓는다는 걸 알고는 반색을 했다.

숙성회는 아침에 손질한 후 반나절 정도 숙상을 해 훨씬 맛이 풍부하고 감칠맛이 난다. 보통 한국의 경우 갓 잡은 활어를 선호하지만 일본이나 고급 일식집에서는 최소 서너시간~12시간 이상 숙성한 회가 훨씬 식감이나 맛이 좋다고 평가한다고.

회를 제외하고 안주를 사장님이 직접 요리도 배워 싱싱한 회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메뉴를 개발했다니 놀라웠다. 평소에 일만 하신 분인데 요리에 소질이 있으신 분이었던가? 역시 맛있는 걸 많이 먹어본 사람이 맛있는 걸 만드는건가 보다.  

이 집의 인기메뉴의 전복 마늘구이. 별 재료가 안들어가고 올리브오일로 볶았다는데 정말 향이 좋고 맛났다.

광어와 야채를 뭉쳐 튀겨낸 피시볼도 입맛을 자극하기도 충분했다. 이어서 나온 해물라면은 하이트라이트! 풍성한 해물과 꼬들꼬들한 면발의 조화가 최고의 감탄사를 지어내게 했다. 엄지척입니다요!!!

개인적으로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의 주인공 ‘마스터’처럼 손님이 원하는 음식을 알아서 만들어 주고 인생에도 조언해주는 아지트를 지척에 하나 갖는게 내 로망인데 바로 이곳이 그런 집이 되면 좋겠다.



"직장 다니면서 내가 소모되는 것 같고 재미도 없는 것 같고 많이들 불행해하지만 말고 자신을 한 번 솔직하게 들여다 보세요. 내가 누군지 아는 것이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이에요. 도전이란 다른게 아니에요. 그렇게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고 하는 것이 도전이에요."_이투데이 인터뷰 중에서


이렇게 말하는 그녀를 보면서 나도 다시한번 생각을 하게 된다.

돈을 버는 일 말고 내가 좋아하는 일은 도대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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