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있는 걸 모두 말할 필요는 없지. 그건 숙녀답지 못한 거고...... 둘째로, 사람들은 자기보다 똑똑한 사람이 옆에 있는 걸 좋아하지 않아. 화가 나는 거지. 올바른 말을 한다고 해도 그들 중 어느 누구도 바꿔놓을 수 없어. 그들 스스로 배워야 하거든. 그들이 배우고 싶지 않다면 입을 꼭 다물고 있거나, 아니면 그들처럼 말하는 수밖에.
어쩌다 보니 앞 글의 연장으로 이야기를 이어가게 된다.
시간이 지나, 나에게 이런저런 코치를 해 준 친구와 같은 위치에 놓이고 그 친구를 이해하게 되긴 했지만, 그때 그 친구의 행동이나 말투에 대해서는 여전히 안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 친구가 나를 위해서 해 준 말들이었을지언정, 나의 선택과 경험을 차단하고자 하는 의도가 분명 있었고, 무엇보다 그 방법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친구로서 불 보듯 뻔한 일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아서 좋은 의도로 이야기한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사실 결혼 과정과 결혼 상황이라는 게 모두 각자의 케이스가 있는 것이고 배우자도 그의 부모 형제도 모두 다 다른 사람들이기 때문에 한 가지 경우로 대부분 통일되기는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현재 그 친구와 나의 결혼생활이 다른 것처럼.
그런데 의아한 것은, 그 친구가 이런 점을 모르는 아이가 아니라는 것이다. 늘 이성적이고 차분한 친구인데 그땐 왜 그렇게 자기 기준에서 건건이 개입하고 차단하고 자신의 말을 들으라고 강요했을까. 지금 글을 쓰며 생각하는 바로는 자기 이야기 좀 들어달라는 표현이 아니었나 싶다. 자기가 겪었던 과정들을 나를 통해 다시 복기하게 되면서, 그때 속상했던 점, 그때 아쉬웠던 점, 그때 힘들었던 점 등등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그게 맞다면 벌써 8년이나 지나버린 지금, 너무 아쉽고 미안한 일이다. 아무튼 이 문장을 빌어 나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나는 그 친구를 통해 배우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그 친구는 입을 꼭 다물고 있어야 했던 것이고 내가 그 모든 것을 겪고 난 후에 서로의 고충을 털어내듯 이야기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 후로 그 친구가 하는 말들을 보면 꼭 나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도 '또 가르치려고 하네'라는 삐뚤어진 생각을 품게 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