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독립출판이 모두 끝이 났다.
과정은 힘들었지만, 텀블벅 후원
결과가 좋아서 힘이 되었다.
제일 걱정되는 건 역시 책이었다.
후원자 분들에게 예쁜 책을
드리고 싶었기 때문에
표지가 잘 뽑히기를 빌고 또 빌었다.
굿즈들을 포장하기 위해 쿠팡에서
뾱뾱이 봉투와 opp봉투를 샀다.
opp봉투에 책갈피와 스티커, 엽서를
보이게 집어넣었다.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나중에 갈수록 정신이 안드로메다로 떠나면서
이 반복 작업이 재밌다는 걸 느꼈다.
내가 너무 한동안 머리를 쥐어짜며 창작활동에
몰두해서 인가...
포장한 굿즈들은 한쪽에 몰아넣고
책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
나중에 이 일을 두고두고 칭찬했다.
굿즈를 미리 포장해놔서 인가
책은 뾱뾱이 봉투에 넣으면 돼서
편리했다.
인쇄소에서는 2주 정도 걸린다고 했는데,
한 12일 만에 책이 배송되어 왔다.
일곱 여덟 개의 박스가 들어왔다.
배송비가 더 들까 봐 걱정했는데
인쇄소에서 책이 적어진 대신
배송비를 자신들이 부담했다고 한다.
드디어 책을 실물로 보는 시간이 왔다.
박스를 열어 책을 하나씩 꺼내 보는데
표지 색이 괜찮았다.
내가 원하던 대로 나와서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책 뒷면을 확인해보는데,
흠집이 되게 잘 보였다.
유광이라 그런지 빛에 비춰보면 더 잘 보였다.
70권 이상 들어있는 한 상자에
5~6권 정도는 파본이 있었다.
보통 다 책 뒤표지에 문제가 있었는데,
찍힌 자국이라던지 튀어나온 부분이 있었다.
처음에는 '원래 인쇄소에서 받으면
이 정도로 파본이 많이 나오나?' 하며
좋게 생각하려고 했지만,
갈수록 못 파는 책이 늘어나니까 짜증이 났다.
그리고 탈락 판정을 받은 책들이
너무 불쌍했다. 약간 흠집 난 것일 뿐인데
쓰레기통에 처박힐 운명이.... 되었다.
나중에 이걸 보완하는 문제도
생각해봐야 될 것 같다.
이대로 버리기에는 종이가 너무 아깝다.
배달비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편의점을 찾으려고 했지만
3600원이나 된다는 걸 알고
그냥 우체국에서 하기로 결정했다.
우체국은 4000원이다.
배송할 게 많으면 10% 깎아준다.
편의점은 일일이 자기가 입력해야 되지만
우체국은 엑셀 파일만 들고 가면
알아서 해준다. 사실 그 이후는
부모님이 해주셔서 잘 모른다.
텀블벅에서 다운로드한 엑셀 파일에
주소랑 이름, 연락처까지 나와서
그대로 갔다 줘도 손색이 없다.
내가 따로 만들지 않아도 돼서
엄청난 시간 절약을 했다.
배송을 모두 마치고,
끝났다는 생각에 안도감이 들면서
약간의 허무감도 들었다.
끝났다는 생각과 더불어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