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망상일 뿐이다! : 책 <신 없음의 과학> 리뷰

신에게 얽매일 것이가, 아니면 그로 부터 자유로워질 것인가?

by 오뉴월의 뉸슬


대한민국의 40%는 아직도 종교적 이유때문에 진화의 사실을 믿지 않는다고 한다. 2000만명 혹은 그 이상의 숫자가 인간은 신이 창조한 아담과 이브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왜 과학적으로 증명된 찰스 다윈의 '진화론'을 믿지 않고 <성경>을 더 믿는 것일까? 종교가 무엇이길래 이토록 사람들을 매혹시키고 현혹하는 것일까? 정말로 우주를 만든 초자연적 창조자가 존재하는 것일까? 과학자 리처드 도킨스,철학자이자 인지과학자인 대니얼 데닛, 신경과학자이자 철학자인 샘 해리스, 정치학자 크리스토퍼 히친스가 한 자리에 모여 질문들을 던진다.


중고등학생 필독서로 자리잡은 <이기적 유전자>를 쓴 리처드 도킨스는 2006년 <만들어진 신the god delusion>을 시작으로 전 세계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이 책은 신은 요정, 도깨비, 유니콘, 포켓몬스터처럼 상상 속의 존재일 뿐인데 많은 이들이 마치 실재하는 양 착각하고 있다며 빨리 망상에서 깨어나야 종교전쟁으로 인류의 파멸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책으로 그치지 않고 영국 BBC 다큐멘터리를 통해 종교는 감히 비판해서는 안 될 무엇이 절대 아니라는 점을 사람들에게 일깨워주기도 했다.


그에 반해 대니얼 데닛은 도킨스가 주장한 종교 정신 바이러스 이론에는 다소 비판적이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위해 야생의 소슬 젖소로 길들였듯이 우리 자신을 위해 민속종교같은 야생밈을 고등종교로 길들였다는 것이다. 이런 종교밈의 작동, 확산, 대물림, 진화 매커니즘을 밝혀야 된다고 했다. 이 둘의 차이점은 토론 중에서도 들어나는데, 교회가 아예 없어져버렸으면 하는 도킨스와 결혼식 같은 개념에서 교회는 필요하다는 데닛이 서로 대립한다. 이 네명의 학자들은 종교가 설명이 필요한 하나의 자연현상으로 이해하고 한다는 면에서 동일한 입장을 갖고 2007년 획기적인 대담을 갖는다.









7년 전 까지만해도 난 신을 믿었었다. 그것도 아주 열정적으로. 아버지의 형제분 중 한 분이 스님이셨는데, 우리 가족은 자연스레 불교를 따르게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불경을 달달 외우고 다니는 건 기본, 악몽을 꾸면 <금강경>을 머리 밑에 두고 자곤 했다. 부처님이라는 하나의 신을 믿기 보단, 지구상에 살고 있는 많은 신들에게 소원을 빌며 신들의 이름을 주문처럼 되뇌이고 다녔었다. "부처님, 관세음보살님, 하느님, 예수님, 알라신님, 시바신님, 그리고 모든 천지신명님들께. 저의 소원을 들어주시겠어요?" 나는 이 주문을 강박처럼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암송하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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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존재에 대해 의문을 가진 건 12살때 부터였다. 그 해에는 내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 '나는 분명 병이 나으시기를 바란다고 소원을 빌었는데 왜 안 이루졌을까? 혹시 내가 외운 불경에서 빠트린 글자가 있었나? 한 번 틀려서 다시 처음부터 읽었는데 제대로 전달이 안됐나봐. 소원이 너무 커서? 인간의 생사는 신도 관여를 할 수 없는 분야인가? 그럼 신은 필요없네. 소원 하나도 못 들어줄꺼면.' 점점 회의감에 젖어들어갔다.


나의 의심에 결정타를 날리게된 건 내가 희귀병 판정을 받고 난 이후였다. 물론 당연한 거지만, 세계 곳곳에서 추종되고 있는 신들은 내 간절한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았다. '제 소원은 병이 낫는 것이에요. 못하시겠죠. 괜찮아요. 뭘 괜찮아. 이 거짓된 공상아.' 내가 오로지 믿는 것은 존재도 모르는 이름 모를 신에서, 죽음으로 바뀌었다. 내가 경험했고 바꿀 수 없는 내 병, 내 질환, 내 아픔을 믿게 되었다.


신, 즉 (나에겐 죽음과 고통을) 싫어하게 되면서 엄마가 얼굴도, 목소리도 모르는 귀'신'에게 기도를 올리는 게 싫었다. 그런다고 해서 병이 사라지는 것도 아닌데. 엄마는 자꾸 돈을 절에 지출했다. 한번은 도저히 못 보겠어서 엄마한테 가서 따졌더니 자기 돈이라면서 간섭하지 말라고 소리질렀다. 엄마는 그렇게라도 해서 자신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해졌으면 하는 거였다. 그렇지만, 아주 먼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고 영영 오지 않을 얘기도 되겠지만 내가 병이 나으면 그건 나 때문인거다. 빌어먹을 신 따위가 아니라 내가 노력해서. '귀신'이 가져갈 감사와 영광따위는 없을 것이라고. 하지만 한 마디를 반박하지 못했다. 엄마의 눈이 너무 슬퍼보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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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엄마도 절에 많은 돈을 쏟아붇지 않는다. 아직도 금강경을 아침 저녁마다 읽고 '시우 병이 낫게 해주세요.' 소원을 빌지만, 난 간섭하지 않는다. 그게 엄마가 찾은 해결 방안이라면, 정신적 안정을 얻어냈다면 좋은게 좋은거지 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믿고 따르는 행위는 잘못된 것이 아니다. 마음의 위안을 얻는 다는 건 쉽게 할 수 없는 일이니까.


나는 이 책을 한 번 더 읽고 내가 귀신을 싫어하게 된 이유를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신'이라는 가상의 존재를 만듦으로서 있지도 않는 '무'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을 일을 고대하며 기다리는 사람이 싫은 거였다. 우리는 절대 신에게 '전세게 아이들이 모두 행복하게 해주세요.', 혹은 '굶주림 없이 지구촌이 편하게 살게 해주세요.' 빌지 않는다. 이루어지지 않을 걸 아니까. 그런 사람들을 도와주는 건 봉사단체 혹은, 나 자신이라는 걸 우리는 사실 잘 알고 있다. 우리는 신이 나의 부탁을 들어줬다는 걸 믿기 위해 가족의 안녕과 행운을 빈다.


칼 마르크스의 <헤겔 법철학 비판 서설>에서 '신이 인간을 만든 것이 아니라, 인간이 신을 만든 것'처럼, 우리가 신에게 도움을 청하기 보단 우리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닿지도 않은 말들이 지구에는 넘쳐나는데, 70억명 인구의 바램을 다들어주는 신도 진절머리가 날 것이다. 그렇다면 신은 곧 '나 자신'이 아닐까? 내 운명을 개척하고 내가 이루고고자 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가. 그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만약 시험을 운좋게 통과하거나 면접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을 때 그 덕은 온전히 그대들의 것이라는 뜻이다. '오, 하느님 부처님 감사합니다!.'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나는 마지막으로 리처드 도킨스가 쓴 <만들어진 신> 내용 중 한 부분을 강조하며 마무리하겠다.





신이 사라진 뒤, 인간 사회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인간은 더욱 인간을 의지하며 본연의 가치인 사랑과 연민을 찾게 될 것이다.
우리가 신에게 의지하지 않을 때,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고 서로를 도우면서
보다 충만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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