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법사가 되고 싶었다

나를 좋아하는 법을 알려줘 #3

by 김진혁

어린 시절의 나는 마법사가 되고 싶었다.


마법은 단지 신기한 힘이 아니었다. 남들보다 조금 못난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바꿔줄 유일한 방법 같았다.

마녀가 나오는 동화책을 읽으면서도 주인공이 아니라 마녀를 더 좋아했다. 어째었거나 마녀도 마법사의 일종이니까.


신기한 약을 만들고, 하늘을 날아다니며, 이상한 괴물들을 키우는 마법사. 그런 마법사에 대해 설명해 주는 책을 얼마나 읽었는지, 닳고 닳아서 종이가 너덜너덜거릴 정도다. (참고로 아직도 가지고 있다.)


그 책에는 ‘할로윈’에 대해 적혀 있었는데, 내가 그 책을 읽던 당시 우리나라는 할로윈이라는걸 챙기지 않았다.

나는 호박 속을 파 잭 오 랜턴을 만들고, 박쥐 모양 가랜드를 만들고, 유령 분장을 하거나… 부모님의 반대로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여러 가지 시도를 했었다. 뭐, 지금도 분장하고 파티는 하더라도 집을 돌며 어린아이들이 트릭 오어 트릿을 하지는 않지만… (그걸 하려다가 혼났다.)


지금은 할로윈보다 크리스마스를 더 좋아하는 어른이 되었다. 크리스마스도 마법적인 일이 일어날 거 같은 날이라고 생각한다. 세계엔 산타뿐 아니라 다양한 마법사들(요정이나 마녀도 포함된다)이 아이들에게 선물을 준다고 한다.

이 또한 위의 책에서 읽었는데, 나의 마법 세계에 대한 바이블이 된 것 같다.


내가 말하는 마법은 마법사의 세계가 있는 세상을 말하는 게 아니다. 골목 어딘가에 마법사의 신비한 가게가 있을 거라 믿는다. 아직 발견하지는 못했지만 언젠가는 그 가게에서 여러 가지 마법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릴 적의 나에게 마법은 나를 변화시켜 줄 어떠한 힘이었다면, 지금의 나에게 마법이란 세상을 만들어내는 신비로운 힘이다.

소설을 쓰기도 하고 세계관을 만들기도 하면서 내 안의 ‘마법이란 이러한 것’이라 정의해가고 있다.


누군가는 마법이 없다고 단정 지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어딘가에 마법이 있으리라 믿는다. 마법이 있는 세상, 나는 그 속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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