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깨끗한 사랑의 형태
모든 외적인 요소들을 배재한 순전한 ‘사랑’의 형태를 보여준 영화. 1960년대의 남성주의, 인종차별, 권력 중심 모든 편견과 고정관념으로 가득 찬 사회에서 가장 무시받는 약자, 농아와 실험대상 괴생명체의 사랑. 실제로 영화의 배경이 된 냉전시대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인권 운동과 여성 해방운동, 히피 운동, 동성애 운동 등이 일어난 시대이다. 그런만큼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혐오들을 잘 꼬집어낼 수 있었고 순수한 ‘사랑’의 형태가 더욱 잘 비교되었다.
개인적으로 기예모로 델 토로의 기괴하면서도 아름다운 판타지를 사랑하는데, 이 영화 역시 그런 분위기가 나타나 좋았다. 같은 감독의 작품 ‘판의 미로’를 네 번씩이나 본 것과 비교해 ‘물의 형태’는 그만큼의 재미는 있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 같다. 내용 자체는 영화를 보며 충분히 예상 가능했기 때문이다. 기예모로 델 토로 감독의 분위기를 기대하고 본 사람이라면 판타지에서의 아쉬움을, 별다른 기대 없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뜬구름 잡는 듯한 연출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은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