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과 영화의 차이
신과함께가 웹툰과 영화에서 가지는 가장 큰 차이점을 꼽으라면 ‘저승’의 연출이라고 할 수 있다. 위의 사진은 웹툰과 영화에서 저승세계로 이어지는 장면을 비교해놓은 것이다. 저승 설정의 차이를 보여주는 가장 첫 장면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장면은 웹툰과 영화가 얼마나 다르게 흘러갈 것인지를 보여준다. 웹툰에서는 사망수가 증가하는 현대사회에서 저승차사와 망자들은 새벽 1시에서 5시까지 운행되는 저승행 열차를 이용한다. 저승행 열차라고 해서 이승세계의 열차와 별 차이점은 없다. 목적지, 그리고 노약자석이 많은 것 빼고는 우리에게 익숙한 열차의 모습이다. 웹툰에서의 저승은 ‘현대화’가 가장 큰 특징이다. 이 특징은 첫째로, 무시무시하고 끔찍하게 표현되었던 전통적인 저승의 모습을 가벼운 그림체와 현실적인 대사, 큰 설정만 남겨두고 근대화시켜버린 모습은 사람들에게 신선하고 코믹하게 다가간다. 둘째로, 이렇게 현대화된 저승은 현실세계의 부조리와 실태를 풍자하기 좋은 배경이 된다. 열차 내 잡상인부터 내물을 먹은 저승차사, 일을 대충 처리하는 판사 등등 사람들은 ‘저승도 저런게 있네’하는 재밌고 코믹한 반응에서 이승세계인 우리의 모습을 떠올리며 현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게된다.
반면 영화에서는 주인공 김자홍을 귀인으로 설정한다. ‘소방관’이라는 직업으로 남을 위해 헌신하며 가난하고 성실하게 살아왔기 때문이다. 김자홍은 망자가 된 후 저승으로 가는 신비한 ‘문’을 통해 저승세계로 가게된다. 웹툰에서 귀인(김자홍이 내복을 사준 할머니)도 열차로 이동한 것을 보면 이는 귀인이라는 설정 때문이 아니라 저승 열차의 존재를 아예 뺀 것이다. 웹툰에서의 열차는 신과함께가 ‘우화’라는 것을 알리는 첫 시작이라고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현실과는 먼, 이승을 떠나자마자 벌어지는 기이한 ‘저승의 문’을 통해 판타지로서의 신과함께가 시작되는 것을 보여준다. 이어지는 저승에서의 심판은 웹툰과 같이 ‘재판’으로 이루어지지만 영화는 저승을 전통적 인식보다도 더 웅장하고 더 무시무시한 스케일로 표현한다. 또한 심판의 모습도 현대적이라기 보다는 기이하고 판타지스럽다. 물론 저승차사와 판관들의 대사를 통해 현대사회를 비꼬는 장면이 소수 있지만 이는 한국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냉소적인 코미디를 통한 분위기 전환용이라고 볼 수 있다. 웹툰이 무겁과 근엄한 저승을 가볍고 쉬운 소재로 현대화 시켜 풀어내었다면 영화는 전통적 이미지의 저승에 더한 상상력을 넣어 볼거리와 장르적 특징을 강화시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