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곱을 보면 건강이 보인다'라는 말 혹시 들어보셨나요?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면 으레 껴있는 눈곱은 항상 대수롭지 않죠. 가끔 일상생활을 하다가도 거울을 보면 눈곱이 껴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어? 눈곱이 있네? 뭐 문제가 있나?"라고 생각하지 않죠. 대게는 누가 볼세라 빠르게 눈곱을 떼기 바쁩니다.
물론 일상적인 눈곱은 몸에 해롭지 않겠지만 눈곱이 자주 끼거나 색, 농도 등이 평소와 다르다고 생각된다면 주저 말고 안과를 찾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눈 질환에 따라 눈곱의 형태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내 눈곱으로 눈 건강을 확인해보는 법, 지금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얇고 끈적끈적한 눈곱
요즘 이 질환을 겪고 계신 분들이 많으실 텐데, 바로 안구건조증입니다. 최근 건조한 날씨에 미세먼지가 심해지고 난방기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안구건조증 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아침에 눈곱이 자주 낀다면 한 번쯤 안구건조증을 의심해 보셔야 합니다. 눈곱 색은 정상이지만 실처럼 얇고 끈적 끈 쩍 하다면 안구건조증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안구건조증은 안검염 및 마이봄샘 기능장애를 동반합니다. 눈꺼풀 테두리 부분이 붉게 부어오르는 발적이 발생하고 심할 경우 눈꺼풀 피부가 바늘처럼 하얗게 일어나며 특히 마이봄샘 장애라면 거품이 있는 눈 분비물과 눈꺼풀이 딱딱해질 뿐 아니라 고름처럼 누렇고 푸른 눈곱이 낍니다. 만성이 되기 전에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좋고, 인공눈물이 나 처방된 안약 등이 치료에 사용됩니다.
누런 눈곱과 흐르는 눈곱
누런 고름 같은 눈곱이 속눈썹에 끈적하고 딱딱하게 붙어 있다면 감염성 결막염 중 하나인 세균성 결막염을 의심해야 합니다. 이를 잘못 방치할 경우 시력을 낮추는 요인이 됩니다. 눈곱은 푸른색을 띠기도 하고 발병 정도에 따라 흰색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종종 마른 눈곱이 눈꺼풀에 가득 달라붙어 아침에 눈뜨는 걸 힘들게 합니다. 항생제나 안약 또는 먹는 약을 이용해 치료하는데 원인 균에 따라 사용하는 항생제의 종류가 달라지죠.
바이러스성 결막염은 눈물처럼 흐르는 맑은 눈곱이지만 분비물 속에 희고 엷은 노란색 성분이 함유되어 나타나기도 합니다. 감기나 단순 포진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나타나죠. 교과서 상으로는 '치료가 필요 없으며 약 일주일간 지켜보면 저절로 낫는다'라고 되어 있는데, 물론 자연치유가 되기도 하지만 불편한 증상을 호전시키기 위해 인공눈물이 나 처방받은 약 등의 치료를 하는 게 좋습니다. 감염성 결막염은 전염성이 강해서 격리가 필요한데, 특히 바이러스성 결막염은 아이들이 깨끗하지 않은 손으로 눈곱을 뗄 경우 2차 감염을 유발할 수 있어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실 같은 눈곱
실 같이 길고 점액성이 있는 맑은 눈곱은 알레르기성 결막염으로 의심될 수 있습니다. 꽃가루, 동물의 비듬, 먼지 등 일반적인 알레르기 유발 물질뿐 아니라 화학적 오염, 화장품, 렌즈 착용, 심지어 특정 안약에 의해서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전염성이 없으며 항상 양쪽 눈 모두에 발병하는 특징이 있는데, 일단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알러겐(알레르기 유발물질)을 피하는 것이 일차적인 치료입니다. 항알레르기 안약이나 염증을 조절하는 스테로이드 안약, 인공눈물 약 등을 사용하고 급한 가려움을 호전시키는 것에는 냉찜질이 도움이 되죠.
하얀 눈곱
속눈썹 부분, 눈꼬리 쪽에 거품처럼 하얀 눈곱이 있다거나 눈 가장자리 부분이 빨갛다면 눈꺼풀염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눈꺼풀 염증은 눈꺼풀 피부와 속눈썹 부위에 생기는 다양한 원인에 의한 염증성 질환을 말하는데, 눈꺼풀 테두리가 충혈되고 가볍게 다래끼가 생기는 환자들이 눈꺼풀 염증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원인으로는 노화가 가장 크고 렌즈 착용, 수술, 딸기코, 속눈썹에 데모덱스 균의 감염 등이 있죠. 눈꺼풀염이 의심된다면 깨끗한 수건이나 온찜질 기를 이용하여 10분 동안 피부가 40도 정도 유지되게끔 찜질하는 것이 좋습니다. 세균 증식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항생제 연고를 눈꺼풀에 바르거나 항생제를 복용해야 하죠.
딱딱한 눈곱
다래끼가 생겼을 때는 딱딱한 눈곱이 끼는데, 누런 고름 같은 눈곱과 함께 눈꺼풀이 단단해지고 눈이 깜빡일 때마다 불편함을 호소하게 됩니다. 다래끼는 속눈썹 모낭이 포도상구균에 의해 감염되고 마이봄샘이 막혀서 염증을 발생시키는 것입니다. 주로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생겨나죠. 어린아이들의 경우 세균이 많은 손으로 눈을 비비다 보니, 다래끼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래끼가 났을 때는 깨끗한 거즈나 천을 미지근하게 만들어 다래끼 부위를 찜질해 주는 것이 좋죠. 또 연고나 항생제로 염증을 누그려 뜨려야 합니다.
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신체 어느 것 하나 빼놓을 것이 없지만 특히 눈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입니다. 누구나 눈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에 동반하는 행동은 찾아보기 힘들죠. 특히 스마트폰의 사용이 늘어가면서 눈의 건강을 해치는 환경만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은 안구건조증, 최근에는 안구암까지 유발한다는 사실까지 입증됐습니다.
이외에도 미세먼지나 무분별한 렌즈 착용 등으로 눈의 위협이 점점 늘어가는 상황에서, 눈은 지금 자신이 아프다는 적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습니다. 이 신호를 무시하지 마시고 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눈곱이 어떤지 확인함으로써 건강을 챙겨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