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때때로 답답한 상황에 처할 때, '암 걸릴 거 같다'라는 말을 자주 씁니다. 막장드라마에서도 주인공이 암에 걸렸다던가의 설정은 보기 드문 것도 아닙니다. 우리의 일상생활에 상당히 익숙한 암은 실제로 우리나라 사망 원인 1위입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7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을 기준으로 암으로 사망한 사람은 약 154명으로 전년 대비 증가했습니다. 사망자의 27.8%가 암으로 사망하였으니 10명 중 3명은 암에 걸려 죽는다고 보면, 우리나라 암 발병이 얼마나 심각한지 느낄 수 있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암이 바로 사망과 연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의사들 말에 따르면 암은 조기발견으로 완치 확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최선의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한 번쯤은 의심해 볼 가족력
내 가족 중에 암 환자가 있는데도 암 발병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은 암 환자가 되는 지름길이 됩니다. 직계가족 3대에서 1명만 암이 발병해도 가족력으로 보고 정기검진을 꼭 받아야 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부모가 암에 걸린 경우, 위암, 대장암, 유방암, 폐암의 유전 확률은 약 2배 정도이고 형제자매가 암에 걸린 경우 약 3배, 부모와 형제자매가 모두 동일한 암에 걸린 경우는 최대 12배까지 발병 위험이 나타났습니다.
사망률 1위 폐암, CT촬영이 답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되는 금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줄지 않는 흡연인구와 그로 인한 간접흡연, 미세먼지와 황사로 대변되는 심각한 대기환경, 열악한 작업환경 등으로 폐암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폐암은 5년 생존율이 14%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다른 암에 비해 예후가 좋지 않고, 그만큼 빨리 발견되는 경우도 극히 드문 실정입니다. 2000년대 이후 연간 폐암 사망자는 1만 6,000여 명에 이를 정도로 국내 사망원인 1위에 해당하는 수치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폐암의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조기 발견이 어려운 것도 큰 원인이 됩니다. 어느 정도 진행된 경우에도 대부분의 증세가 일반 감기와 비슷하기 때문에 스스로 폐암을 의심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폐암을 조기에 발견하려면 40세 이후엔 매년 1회 정도 선량 CT 등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는 게 좋습니다. 저선량 CT란 방사선량을 기존 CT보다 줄여서 촬영하는 방식으로 작은 크기의 종양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장암 90% 완치시키는 대장내시경
2017년 기준으로 암 사망률은 폐암(35.1명), 간암(20.9명), 대장암(17.1명), 위암(15.7명), 췌장암(11.3명) 순인데, 여기서 특이할 점은 1983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대장암 사망률이 위암보다 높아진 것입니다. 관계자는 대장암뿐만이 아니라 췌장암도 늘고 있다며 서구화된 식습관을 원인으로 보고 앞으로도 증가할 전망할 것으로 봅니다.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선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대한 소아 내시경학회에 따르면 50세 이상은 5년에 한 번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특히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거나 평소 육류 섭취를 즐기는 사람은 젊은 사람이라도 5년마다 검사받는 게 안전하겠죠? 대장암의 경우 조기 발견 시 90% 완치될 수 있기 때문에 의사들은 주기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을 권합니다.
죽음의 췌장암, 중요한 조기 발견
세계를 바꾼 혁신가 스티브 잡스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췌장암은 생존율이 가장 낮은 암입니다. 식욕이 없고 소화불량과 같은 속이 불편하다는 식의 막연한 증상이 대부분이라 조기 진단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조기 검진을 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50세 이상에서 가족력 없이 갑자기 당뇨가 발생한 경우, 만성췌장염 환자, 췌장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등 췌장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은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인 복부 CT 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CT 검사로 초기에 발견되기만 하면 수술을 통해 40%는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굉장히 희박한 가능성을 가진 췌장암이지만 조기 발견만 잘 된다면 항암치료 또는 방사선 치료 등의 적절한 치료를 통해 생존율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절망하거나 포기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조기 발견만 하면 완치되는 위암
위암은 짠 것과 매운 것을 자주 먹는 우리나라 사람에게 가장 흔한 암 질환 중 하나입니다. 별다른 증상이 없거나 혹은 단순한 소화불량 정도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아 증상만으로 발견이 어려워서 정기 건강검진과 위 내시경 등을 통해 질병 유무를 확인해야 합니다.
조기 위암의 경우 제 때 발견해 시술한다면 생존율이 97%에 이를 정도로 쉽게 완치가 가능한데, 전문가에 의하면 조기에 발견할수록 내시경, 복강경 등 치료도 쉬워진다며 최소 2년마다 위내시경을 받는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무심코 지나가는 침묵의 간암
전체 연령으로 보았을 때, 간암은 폐암보다는 뒤쳐져 있지만, 왕성한 생산활동 연령대인 40대와 50대에서는 간암 사망이 압도적 1위입니다. 주로 간은 '침묵의 장기'라고 불리는데, 간암의 경우도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서 조기 발견이 힘든 질병 중 하나인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할 쯤에는 이미 암이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간암은 원격 전이가 된 뒤에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3%에 그치지만 조기에 진단되면 약 50%로, 절반은 완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대한 간암학회에서도 조기 발견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정기검진은 해야 합니다. 특히 고위험군인 B형 간염 보유자, C형 간염 보유자, 알코올성 간염, 간경변증이 있으신 분들은 꼭 6개월에 한 번씩 혈액검사와 복부초음파 검사를 하시길 바랍니다.
2016년에 방영한 SBS 드라마 질투의 화신 애청자가 드라마 덕에 유방암을 조기 발견한 일이 있었습니다. 극 중 조정석이 유방암에 걸리는 장면을 보고 '나도 혹시?'라는 마음에 검사를 받고 조기 발견을 하게 된 것입니다. 어쩌면 그 시청자는 드라마가 아니었다면 암을 발견하지 못했을 수도 있었겠죠.
운 좋게 조기발견을 하면 좋겠지만, 암은 증상이 명확하지 않아 내가 암인지 아닌지 제대로 판단 내리기가 힘듭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병원에 들러 진단을 받아보는 것입니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시간을 내서 병원에 다녀오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