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면 호구되는 동네, 발리가 그런 동네
13-1. 아침 9시, 서핑하기 위해 스쿠터에 올라타면 온통 내 주위엔 교복 입은 애들이 스쿠터를 타고 있다. 덧셈 뺄셈 배우기 전에 스쿠터 운전부터 배운다는 게 정말일지도 모른다. 집에 한두 개씩은 꼭 있다는 스쿠터, 하지만 우리 같은 여행객들은 눌러살지 않으니 당연히 빌릴 수밖에.
13-2. 발리에 처음 왔을 때, 나도 호구였다. 일주일에 40만 루피아를 주고 스쿠터를 빌리다니. 그땐, 하루에 6000원 정도면 괜찮지, 이러면서 빌렸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평균 가격대를 6천 원에서 7천 원 정도로 알고 있을 테니까. 하지만 나의 발리 여행은 두 달, 일주일이 끝나기 전에 나는 스쿠터 한 달 렌트를 위한 거대한 밀당을 시작했다.
13-3. 구글링해서 10여 업체에 연락을 했는데, 내용은 이렇다.
Apa Kabar.
Can you introduce monthly price for renting scoopy or vario? I find the place to rent bike. My friends recommend this place to me. I want to know that there are discount when I rent more than month! And I want to pay IDR. Thank you for reading
애들이 참 다양하게도 답이 오는데, 물론 비싸게 온다. 한 업체 것만 캡처해놨다.
한 달에 10만 원이란다. 그런데 여기까진 괜찮다. 일주일에 4만 원 냈는데 한 달에 10만 원이면 좀 괜찮은 흥정인 것 같은 기분이 드니까. 그런데 덥석 물면 또 호구가 되는 거다.
13-4. 그렇다. 10만 원보다 싸게 빌렸다.
7만 원이다!
사실 6만 원까지 깎으려고 했는데, 뭐 더 깎고 싶진 않아서. 다음 분은 한번 더 시도해보길. 아 혹시 어디서 빌렸는지 궁금하면, 아 어디더라. 왓츠앱 찾아봐야 하는데, 댓글 남기면 한번 뒤져보겠다. 서핑하고 와서 매우 귀찮음. 내가 소개했고, 얼마에 빌렸다고 들었다, 하면 굳이 사기 치려고 하지 않을 겁니다. 여기가 그런 동네.
13-5. 헬멧 2개랑 가득 찬 연료통에 내가 있는 곳까지 드롭도 해주니까 탈만함. 발리에 있으면서 하루에 12달러 주면서 빌린 사람까지 봤는데, 물론 우리나라랑 비교하면 싼 가격이지만 발리에선 어마어마하게 비싼 가격이니까 속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