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떠나자 엄마, 나고야로

엄마는 처음으로 추석 때 여행을 간다

by 미뇽

엄마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명절에 해외여행을 간다고 했다. 설날이든 추석이든 매번 쭈그려앉아 제사 음식을 차리고, 가족들 밥상을 차리고, 설거지를 하고 그리고 나서 다들 먹고 일어난 밥상 귀퉁머리에 앉아 자기 끼니를 챙기던 엄마였으니까. 옛날에 한번 엄마에게 명절 하면 뭐가 떠오르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나는 명절 하면 친척들이 주는 세뱃돈이 떠오르는데, 엄마는 덤덤하게 "전 부쳐야제"라고 말했다. 이상하게 그 말이 생선전 속에 발라지지 않은 가시처럼, 뜨거움 사이의 따가움으로 내게 다가와 목이 멨다. 엄마에게 명절은 전 부치는 날이구나, 나는 중얼거렸다.

이번 추석 연휴는 누구든 어디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길다. 엄마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아빠가 입원한 병원에서 매일같이 출퇴근을 하던 엄마는 오랜만에 내려온 내게 지나가듯 말했다.

- 엄마랑 너랑 일본 다녀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