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노자 J의 한국생활
호주 생활을 마무리한 지 어느덧 1년이 넘어간다.
다시 호주로 가 외노자 생활을 할 생각은 없다.
그냥 그런 한국의 직장인이 된 나는
외노자 J라는 필명을 바꾸어야 하나 고민하다,
더 이상 외노자가 아니니까 라며,
글 쓰기를 멈추었다.
그렇게 여태껏 그랬던 많은 것들처럼
글쓰기도에도 흥미를 잃었다.
한국에서 무늬만 외국계 회사에 취업한 지 6개월 차,
다가오는 새해를 준비하며, 다짐하며 계획을 세우던
11월의 어느 날, (사실 외노자 J의 J는 Power J이다.)
불연득, 살기가 싫어졌다.
정확히는 이 모든 목표와 계획을 이행해서
성취해 나가며 살고 싶지가 않아 졌다.
며칠 전 다녀온 요가의 영향일까?
마음을 비우고 명상을 하려 노력하다 보니
인생은 짧고, 우리가 쫓는 대부분의 것들은 허상이라는
종류의 얕은 깨달음이라도 얻은 걸까?
혹은 과한 목표에 시작도 하기 전에 겁에 질려
자기 보호본능의 일환으로 아무것도
시작조차 하기 싫어졌을까?
나이가 들수록 깊어질 줄 알았는데
듣고 배우는 게 많아질수록 복잡해 지기만 한다.
아는 게 많아졌다 느꼈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살고 있는 건 아닌가
정작 알아야 할 뭔가는 놓치고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가
걱정만 많아진다.
이게 맞아? 이렇게 사는 게 맞아?
자기 의심은 확신에 가까워져 Chat-gpt에게 물어본다.
‘지피티야, 내년에 저 목표들을 다 이룰 수 있을까?’
시간상으로는 가능하다고 한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짧은 시간에 집중하고,
긴 작업은 미리 계획을 세워서 진행하세요! 파이팅!‘
라며 용기를 준다.
시간계산법이 제법 신뢰가 가지만 나의 시간은 저렇게 딱딱 나누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
갑작스러운 저녁약속, 가족들과의 시간, 추가근무 등
아직은 알 수 없는 나의 변수들 속에서
허우적거리다 아무것도 못한 채 또 1년이 지나가
버리는 것은 아닐까?라는 걱정반 두려움 반으로
계획을 수정하려 했다.
뭘 포기한담?
하나같이 다 해야 할 것들인데,
그럼 한번 해보자
시간상 가능은 하다잖아?
천천히 지나가는 롤러코스터처럼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가
아무것도 못할 것 같았다가 하며
또 1년이 지나가겠지,
아무튼 2025년도 파이팅이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