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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llochen Jan 03. 2024

독일에서 생일날은 돈 쓰는 날?

아니면 추가로 일 하는 날

독일 어학원을 다닐 때의 일이다.

독일어 선생님께서 본인 생일이라며 초콜릿 세트를 인원수 대로 사와 돌리는 것이다.


"오늘 내 생일 이에요. 맛있게 드세요!"


어떤 날은

아이들이 학교에 가서 도시락을 안 먹고 온다. 이유를 묻자, 다른 생일자 친구에게 머핀이나 뭔가를 받아먹은 것이다.


그래서 나도 애들 생일날 머핀 24개를 구워 아이와 함께 차로 배달해서 보낸다.


독일은 성인이 되면 더 크게 파티를 한다.

십 단위의 서른, 마흔, 쉰 살 때는 레스토랑을 빌려 파티를 하거나, 집에 있는 정원을 꾸며 생일파티를 하기도 한다.


일단 장소를 마련하고, 출장뷔페를 부르고, 야외에서 밤에 놀려면 전등도 달아야 하고, 아이들도 오니 아이스크림도 준비하고, 과일도 꼬치에 꽂아 준비해 놓고, 무한정 맥주와 음료수들,  케이크는 한 10 대개씩은 구워놓나 보다. 밤새 놀 거니까..

미흔살 남편친구의 생일파티.  이 날도 남편은 아침에 들어옴.


가족들, 친구들 그리고 그들의 자녀까지 초대해 놀다가 아이들은 캠핑카에 재우거나, 부모집이 근처인 친구들은 아이들을 부모님께 맡기고 다시 파티로 돌아와 아침까지 춤추며 논다.

그들의 체력이란;

( 나는  보통 10시면 아이들과 집으로 가서 잔다.)


나는 그들의 생일파티 준비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야외웨딩 바로 그 느낌인데, 준비로 분주한 그들은 본인 꾸밀 새도 없어 보였다.


올해

시부모님도 시어머니 생일파티를 레스토랑에서 하신다고 했다.

올해는 어머니 68세 생신이니 가족들과 조촐히 식사하겠지 했는데 웬걸!


20명도 넘게 손님들이 오셨다.

6시에 시작된 식사는 한 10시쯤 끝난 듯하다.

독일 성인생일파티에는 한국처럼 혹은 미국 드라마처럼 케이크에 초를 꼽아 가져오고, 생일노래를 부르는 게 생략되어 있다. 생일파티를 하는데 왜 생일 케이크가 없고 노래가 없냐 묻자 남편은 그건 가족과 한다고 말해줬다.


뭐지??


독일은 호칭이 이름이다 보니 아빠친구도, 엄마친구도 그냥 다 친구 같다. 그래서 이런 자리여도 어르신들과 얘기하기가 참 편안하다. 70세가 다 돼 가는 시아버지친구  피터가 내 옆자리에 앉았는데 나랑 수다 떨고, 장난도 치고 그는 그냥 내 친구 같다.


"피터! 우리 저번주에 온 가족이 코로나 걸렸었어."

"그래? 내 와이프도 코로나 걸려서 내가 며칠 동안 음식 올려다 주고 봉사활동 했지!"

"(그의 등을 툭툭 치며) 잘했네!!"


독일 처음 왔을 때,  남편이 어떤 할아버지에게(시아버지 친구였음)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 라며 어깨를 툭툭 치는 게 문화쇼크였는데, 이젠 내가 그러고 있다.


한국이라면 상상도 못 할 일.


무튼 한국은 결혼식, 돌잔치, 칠순 아님 팔순잔치 하면서 축의금도 받고 하는데 여기는 생일선물이 꽃다발, 집에서 구운 케이크, 와인, 약간의 상품권 정도가 다이다.


생일파티를 하면 밑져도 한참이나 밑지는데 그들은 생일자가 이렇게 파티를 여는 문화기 때문에 그런 선물을 계산하지 않나 보다.


나 혼자서 머릿속으로,

흠. 20여 명 게스트에  맥주, 와인에다가 독일은 물도 3천 원씩 하는데 물,  코스요리에, 디저트까지..

우리 부모님 이번에 돈깨나 쓰시겠군. 싶었다.


남편의 생일은 이번주 토요일이다.

"그래서 이번주 토요일 니 생일인데  어떻게 할 거야?"라고 묻자, 그는.. 조용히 여행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나 내 생일파티하기 너무 싫어!"

라며 참대에서 생떼를 쓴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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