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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llochen Apr 15. 2024

 아들, 넌 아직도 귀여워

사춘기가 온 건지? 안 온 건지?

아들은 올해 말이면 15살이 된다.

 

키도 나보다 커서 이제는 든든하기도 하고

(심지어 내 자전거 체인도 고쳐주고! 무거운 택배박스도 척척 들어 2층으로 올려다 준다.)

밥도 거르지 않고 잘 먹어서 예쁘다.

게임에만 몰두하고 있으면 미워 보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시험 있다고 하면 시험공부도 챙겨하려 한다.

 (물론 엄마의 잔소리가 필수!)


아들은 영어 시험에서 보통 A 나 B 정도는 받는데

영어 단어 시험은 F를 받은 적도 있다.

와우!!

영어 단어 시험은 아이들에게는 독일어 시험이기 때문이다.

공부를 안 하면 점수는 당연히 폭망!


이번 부활절 방학 끝나기 전 남편과 나의 잔소리로 아이는 공부를 3일 간 아침저녁으로 하고, 나와 남편이 번갈아 테스트도 해주니 아이 영어단어 성적이 A가 나왔다.


영어 단어 시험 다 보고 시간이 남아서 그렸다는 그림.


5 Note는 한국성적으로 F?  정도 되나 보다.

그걸 1 Note로 (A) 끌어올리겠다고 그린 그림인데,

아이 발상이 귀엽기도 하고, 아이 마음을 잘 표현한 것 같다.

선생님은 Almost!라고 메모까지..

선생님도 귀엽다.


영어 선생님께서 아이에게 이번에 잘했다며 칭찬해 주시며,

그림 잘 그렸다며 이 그림을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셨단다.

(항상 아이들에게 의사를 물어보는 독일문화. 나라면 살짝 몰래 찍었을 텐데..^^;)


아이가 요즘은 매일이 행복하다고 한다.

"매일 뭐가 널 그렇게 행복하게 해?" 물으니,

학교에서는 매일 좋아하는 여자 반 친구를 볼 수 있어서 좋고, 집에 오면 엄마가 맛있는 음식을 해 줘서 먹을 때 행복하고, 요즘 성실하게 공부했더니 성적들이 다 잘 나와서 좋다고 한다.


네가 행복하다니 엄마도 덩달아 행복해진다.


매일 끼니때마다 밥이며 도시락이며 가끔은 혼자 구시렁대면서 음식을 해도 또 아이들이 잘 먹으니 그게 내 행복 아닐까.


저기.너..14살 아니고 4살이지?


아이의 변화가 신기하면서도 좋다.


아이 반에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집에서 선언한 후

아이가 바뀌었다.


"강돌아. 그 옷은 좀... 다른 걸로 갈아입는 게 어때?" 하면

바로 방으로 들어가서 옷을 골라달라고 한다거나,

아침에 그래도 거울로 헤어스타일은 확인하고 등교한다.

그래! 이렇게 성장하는 거지. 이쁘다!


그래도 저 큰 아이가  박스 속으로 들어가 걸어 다니는 걸 보고 있자면, 저 아이는 몇 살인가 싶기도 하다.


드디어 독일에도 봄이 왔다. 세상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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