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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llochen May 24. 2024

나 홀로 방문한 한국

마음만은 20대였다.

여러 가지 서류 작업 차 한국에 갔다.


사실 12시간의 비행의 두려움이 내 마음을 짓눌렀지만, 가야만 했다. 비행기에서 단 한숨도 못 자는 나는 꼬박 뜬 눈으로 한국에 도착해, 공항버스를 타고 호텔에 도착했다.


비행기 안에서의  관찰


스위스 취리히에서 한국 직항으로 그나마 편하게 왔다. 생각보다 많은 한국 관광객들 특히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 보였다.

(나도 연세가 있지만,, 흠..)


스위스 항공은 스위스국적의 사람만 승무원으로 뽑는 관계로 한국 승무원은 없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사는 밥이 나왔고, 물은 일반물을 주었다.

(유럽은 특별히 주문하지 않으면 일반적으로 탄산수를 준다. 그리고 나는 그 물이 싫다.)

어느 정도 한국인의 성향을 파악하고 서빙하는 듯한 느낌.


내 옆에 60대 여사님께서 손으로 승무원을 부른다.

그리고 면세 잡지를 보여주며

"This, I buy"라고 하자 승무원은 그 말을 알아듣고 재고를 파악하고 오겠다고 했다.


그분은 옆에 장성한 아들이 있음에도, 스스로 영어로 주문을 하신 거다. 멋지다고 박수를 쳐드리고 싶었다.


한국인에게 영어란 얼마나 어려운가..


재미있는 경험을 하고 한국에 내리니 탁한 공기가 나를 반기지만 여기저기 간판에 쓰여 있는 예쁜 한국어들이 나를 기쁘게 했다.

밤에 빙수를 주문할 수 있다니! 오랜만에 신세계!

역시 음식의 천국, 한국이다.


중간중간 아이들이 걱정되기도 하고,

남편이 혼자 아침에 일어나 아이들의 아침식사, 도시락, 택시기사 노릇까지 다 해야 하는 생각을 하니 미안한 마음도 들었는데, 늘 걱정 말라며 친구들과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 갖으라고 말해주어 고마웠다.


친구가 데려간 핫플레이스


와!

종로에 오니 또 다른 세상이 있었다.

외국인들 반, 한국인들 반


남자분에게 사진을 찍어달라 부탁했는데 무척 수줍어하시며 한국말을 하길래 혹시 한국인이냐 묻자 그분은 " 일본인입니다"라고 답을 했다.


이제는 아시아인을 보면 어느 나라 사람인지 구별을 못하겠다. 특히 패션스타일이 한국남자 같으면 그냥 한국인으로 생각된다.


30억이라는 강남 아파트

다른 친구네도 방문했는데, 이 친구는 나랑 비슷한 동네에 살다가 아파트 투자, 이사를 몇 번 하더니 강남 중심가 새 아파트에 들어갔다.

멋지다.

1층에는 입주민만 들어가서 마실 수 있는 카페도 있고, 높은 아파트들 사이 중간에 정원도 만들어져 있었다.


10년 후 아이들을 다 키우고 나면,  나도 남편과 한국으로 들어가 지낼 계획인데, 아파트 전세는 커녕 빌라라도 꿈꿀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이렇게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내가 다시 지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사람들이 너무 많다. 힘들다. 그래도 좋은 내 조국.


정말 길고 긴 여행시간

독일로 오는 길에는 이모에게 받은 수면제를 먹고 두어 시간 잘 수 있었다.


남편과 딸 그리고 시어머니가 공항으로 마중 나왔고, 그저 그들을 다시 보는 것만으로 너무 반가웠다.

꼭 안아주며 잘 다녀왔냐 즐거운 시간 보냈냐는 시어머니.

이런 게 가족이지!


딸은 집에 오자마자 선물을 기다리며,  내 가방을 열어보고 싶어 눈이 반짝반짝거렸고,

남편은 "여름휴가는 우리  한국으로 갈까?" 하며 장난을 쳤는데, 순간 한 대 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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