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XNEWSPICKS 번역 (2)
(이어서)
인스타그램 CEO 아담 모세리가 말하는 <SNS의 미래>, 인터뷰 2편입니다.
원문 : 인스타 CEO "10대 유저의 행복이 최우선 과제"
1편 읽기
모세리의 커리어는 테크 기업의 많은 임원들과 마찬가지로 대학 시절부터 시작된다. 웹디자이너로 처음 일을 시작한 것은 뉴욕대 1학년 시절. 5명의 룸 메이트와 같이 살았던, 창문도 없는 작은 아파트의 월세를 버는 것이 목적이었다.
모세리는 비즈니스 파트너인 시드니 브랭크와 함께 작은 웹디자인 회사를 설립했다. 브랭크는 "우리 둘과 몇 명의 직원이 편하게 지낼 수 있을 정도의" 회사였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 회사는 브라운 대학과 뉴욕 건축 연맹 (모세리의 어머니는 건축가였다)으로부터 수주를 받았고, 세계무역센터 재건축 후의 완성 예상도와 같은 큰 작업의 일들도 포함되었다. 그 후 2005년, 모세리는 성공한 스타트업 창업자들처럼 실리콘밸리에 오피스를 마련했다.
이 즈음, 모세리가 만들었던 것은 음악 공유 앱 <boombox>이다. 안타깝게도 미국 레코드 협회의 명령으로 사용 중지 처분을 받게 되었지만, 페이스북의 관심을 끄는 것은 성공한다. 모세리의 부인 모니카는 당시 페이스북 직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모세리도 몇 번이나 입사 지원했지만 면접까지는 단 한 번도 진행된 적이 없었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음악 공유 비즈니스에 주목하게 되면서 그에게도 길이 열렸다. 2008년 모세리는 페이스북 디자인팀으로 입사한다.
2016년 미 대통령 선거에서 러시아의 개입이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이 드러나면서, 선거활동 중에 가짜 뉴스를 확산시킨 주범으로 페이스북의 뉴스피드가 지목, 미 의회의 조사가 시작되었다. 사람들을 연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소셜 미디어가 사람들을 분열시키는 도구가 되어버린 것이다. 공적인 자리에서 비난의 표적이 되었던 것은 주커버그였지만, 사내에서 책임을 추궁받은 것은 모세리였다.
그는 2016년 선거 직후 몇 달 동안 문제가 일어난 배경을 조사하고, 재발 방지책을 내놓는데 몰두했다.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우리를 비판했던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어떻게 하면 이러한 문제에 대처해갈 수 있을지 힌트를 얻고자 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페이스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특히 미국에서는 영유저를 중심으로 이탈자가 속출했다. 한편 인스타그램은 아이 돌사진이나 아보카도 토스트 같은 일상 사진을 공유하기 좋은 '안전한' 공간으로 인식되었다.
페이스북은 2012년, 3천만 명의 유저를 보유한 인스타그램을 인수했다. 수익성에 대한 기대감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당시에는 수많은 사이드 프로젝트 중 하나에 불과했다. 그런데 예상외로 인스타그램이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라이벌 스냅챗을 그대로 베껴서(?) 만든 스토리(짧은 동영상 공유) 기능도 대박을 터뜨렸다.
페이스북에서 프라이버시 침해를 당했다고 느낀 유저들이 인스타그램으로 갈아 타 다이렉트 메시지를 주고받고, 개인적인 내용의 포스팅을 올리기 시작했다. 리서치 전문 eMarketer에 따르면 2018년, 인스타그램의 미국 내 순 광고수입은 전년 대비 60% 증가한 60억 달러 육박했다고 한다.
더 이상 인스타그램은 사진 필터 기능으로 시간을 때우는 그런 앱이 아니었다. 적어도 미국에서는 페이스북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업계 애널리스트 사이에서 나왔다.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이 보유한 가장 매력적인 자산이자 테크 업계 사상 가장 성공한 인수 사례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의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인스타그램이 소소한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출발해 코어 플랫폼으로 성공을 거뒀기에 페이스북과의 관계 역전이 가능했다"
"우리에게 친숙했던 페이스북은 이제 과거의 유물이 되어가고 있다 먼로 벤처스(Menlo Ventures) 임원 벤키 가네산(Venky Ganesan)-
이런 가운데 주커버그는 점점 인스타그램, 왓츠앱, 페이스북 (주로 '패밀리'라고 부름)의 통합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페이스북의 행보를 보면 마치 질투 많은 형제들 같았다. 이를 테면 북마크 메뉴에서 인스타그램 로고를 빼버려 페이스북에서 인스타그램으로 유입되는 트래픽을 차단하는 식이다.
인스타그램의 창업자들이 사임하기 몇 달 전에는 왓츠앱 공동 창업자인 얀쿰이 CEO와 페이스북 임원직을 내려놓기도 했다. 페이스북의 개인 정보 수집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민감한 시기에 벌어진 일이다.
주커버그가 모세리를 인스타그램 프로덕트 부문 책임자로 임명했을 때, 창업자인 시스트롬과 크리거는 자신들이 만든 앱이 점점 주커버그 소유가 되고 있음을 확신하게 되었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둘은 사임을 발표했고 시스트롬은 IT 뉴스 사이트 <리코드> 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게 만족스러운데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은 없다" 고 밝히기도 했다.
인스타그램의 운영체제를 처음부터 뜯어고치려 했던 모세리는 페이스북의 임원 몇 명을 데려와 높은 자리에 앉혔다. 유저의 만족도와 integrity (진정성), 매니지먼트를 고민해온 팀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유해한 포스팅은 즉시 삭제 조치하는 등 운영을 강화했다.
"지금까지 인스타그램은 내부에서만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바람에 페이스북이라는 더 큰 조직의 파워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
2016년 대통령 선거 이후 미국에서는 SNS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다행히도 인스타그램은 여기서 비껴갈 수 있었지만, 언제 역풍이 불어올지 모르는 일이었다. 작년 상의원 정보위원회가 공표한 2개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 이후 미국 정치에 개입하려 하는 러시아 작전 세력들 사이에서 인스타그램이 유용한 도구로 각광받고 있다고 한다.
인스타그램에 수십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가짜 계정을 만들어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나 이민 반대 활동가, 총기 소지 옹호파 등을 선동하는 것이 그들의 전략이다. 따라서 올해 2020년 미국 대선에서 인스타그램이 선거에 악용될 가능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모리세는 "페이스북 시절의 경험을 살려, 이러한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 "2015, 16년으로 돌아간다면, 스스로에게 어떤 조언을 할 것인지 수없이 자문해왔다" 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2016년 대선 이후 페이스북 사내에는 트럼프 당선에 책임을 느끼는 목소리가 높았다. 트럼프가 선거에서 이긴 배경에는 경쟁 상대들보다 페이스북을 효과적으로 잘 활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었기 때문이다. 모세리도 이 의견에는 동의하는 입장이었다.
"트럼프는 선거 활동에 페이스북을 잘 활용해 왔다. 그의 승리에 페이스북이 기여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테크놀로지는 테크놀로지에 불과하다. 선도 악도 아니다"
어떻게 그렇게 확신할 수 있을까? 인스타그램은 아직 새로운 플랫폼이다.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누구도 쉽게 단언하지 못한다
"소셜 미디어는 선과 악, 양쪽 모두 증폭시킬 수 있는 장치라는 게 내 생각이다"
다시 말하면, 인간이 악으로 치우칠 때 소셜 미디어는 악의 소굴이 된다. 이 시점에 그가 해야 할 일은 질서를 무너뜨리는 모든 것들을 바로 잡는 일이 될 것이다.
인스타그램은 여전히 미국 내에서 많은 유저들에게 사랑받고 있지만, 영국에서는 국민적인 반감을 산 사례가 있었다. 14살 소녀가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자해 사진을 보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사회적인 이슈가 된 것이다.
사건 발생 이후 모세리는 즉각 유사 사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유저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툴을 개발하도록 지시했다. 필자에게 보낸 이메일에도 인스타그램은 '10대 유저 보호'가 가장 중요한 과제이고, 이들이 소외되지 않고 인스타그램을 올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대응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포르노나 자해, 가짜 뉴스 등 누가 봐도 명백한 '실악(害悪)' 은 오히려 대응이 간단한 문제일지도 모른다.
이보다 심각한 (그리고 잘 알려지지 않은) 문제는 인스타그램이 일상의 모든 일들, 여행이나 디너파티, 아이의 이벤트 등을 '인터넷 상의 퍼포먼스'로 변질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인스타그램이 사람들의 '현실을 왜곡하도록' 몰아가는 것은 아닐까?
희대의 사기극으로 기억될 음악 페스티벌 '파이어 페스티벌(Fyre Festival)' 은 마치 셀럽들의 파티처럼 홍보되면서 전 세계의 돈 많은 젊은이들이 몰려들었다.
어떤 커플은 완벽한 셀카를 찍으려다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어떤 여성은 6살 아들이 "친구들로부터 사랑받지 못한다"며 한탄했다. 사진의 좋아요 수가 다른 형제들과 비교했을 때 적다는 고민이었다.
인스타그램의 COO 오소프스키는 '프로젝트 데이지(Project Daisy)'에 대해 인스타그램이 초래한 불행한 사태에 대해 자신과 경영진이 얼마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라고 설명한다.
"인스타그램의 앞으로 10년을 생각했을 때, 서비스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의심하고 분석하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 -인스타그램 COO 저스틴 오소프스키-
모세리는 더욱 철학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새로운 미디어란 극강의 행복감(euphoria)에서 출발해 점차 히스테리(hysteria)로 바뀌고, 이것이 자리 잡아가면서 어느 정도 균형을 찾게 된다. 라디오도 TV도 모두 그러한 과정을 거쳤다" - 인스타그램 CEO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이 포드 모델 T (미국의 자동차 시대를 열었던 초기 자동차 모델) 라면, 앞으로는 안전벨트나 에어백 등 안전장치를 장착해 가는 시기에 접어들게 될 것라는 의미이다.
"인스타그램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갖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더 좋은 것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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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타임스 원문-> 뉴스 픽스에서 일본어로 번역한 기사를 한국어로 재번역하였습니다. 정확한 내용은 영어 원문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포스팅 이후에 인스타그램의 2019년 광고 매출이 약 23조로 페이스북 전체의 1/4 규모를 차지한다는 보도가 나왔네요. 구글 유튜브의 18조원을 뛰어넘는 엄청난 플랫폼으로 ㅎ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