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 쓰는 일주일기 #7
오늘 안부를 묻는 친구에게 바쁘고 건강하고 외롭게 잘 지낸다고 대답했다. 수고가 많다는 친구에게 덕분에 외로울 틈이 적다고 대답했다. 늘 할 일이 많고 늘 시간이 모자란데도 희한하게 외로울 틈은 있다. 이 틈은 아무리 바빠도 낼 수 있는 틈틈이의 틈이고, 시간 사이의 틈이 아니라 이 차원과 다른 차원 사이의 틈이라서 그게 가능한가 보다.
"그게 가능한가 보다"라고 쓰다 보니 외로움만큼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것도 없는 것 같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틈입할 수 있는 감정이니까. 눈코 뜰 새 없이 바빠도 외로울 수 있고, 할 일이 없어도 외로울 수 있고, 누가 옆에 있어도 외로울 수 있고, 누가 옆에 없어서 외로울 수 있고, 슬플 때도 외로울 수 있으며, 기쁠 때도 외로운 것은 가능하다.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보노보노는 외로운 게 아니야. 외롭지 않을 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거야.
이것은보노보노명대사패러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