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청춘보다 아이슬란드 #23
디무보르기르 트레킹을 마치고 우리는 점심을 먹기 위해 뮈바튼의 대디스피자(Daddi's Pizza)로 갔다. 이곳에선 전날 갔던 크라플라 화산지대를 꼭 닮은(?) 피자를 판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아이슬란드에서 굳이 맛집을 찾아서 간 건 첫날 레이캬비크에서 씨바론 이후 처음이었다. 하지만 아빠는 점심땐 피자를 만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문이 닫혀 있어서 바로 근처에 있는 보가피요스(Vogafjos)라는 꽤 큰 레스토랑으로 가야 했고, 우린 이날 이곳에서 아이슬란드 여행 중 가장 호화로운 외식을 했다.
여행을 하다 보면, 일진이 사나운 날도 하루쯤 있다. 금방 마시기 시작한 커피가 요 모양 요 꼴이 됐다.
주문한 요리가 나오길 기다리면서 햇빛 놀이.
보가피요스는 게스트하우스와 레스토랑을 함께 운영하고 있었는데, 이곳에서 직접 소를 키우고 있었다. 직접 만든 치즈가 맛있다고 해서 치즈 요리를 주문했는데, 메뉴의 이름은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다만, 아이슬란드에서 한 외식 중 맛으로는 단연 최고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가격도 최고였다.
식당에 있던 오래된 전화기.
밥을 먹고 나와 본 풍경.
아마 저기도 뮈바튼 호수가 아닐까 싶은데, 뮈바튼 호수로 짐작되는 그 호수가 온몸으로 햇빛을 받고 있다.
점심을 먹고 근처에 족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해서 산책 겸 찾아 나섰다. 하지만 아무리 걸어도 족욕을 할 수 있는 곳은 나오지 않았다. 괜히 물만 보이면 연기가 나나 확인해보았는데 눈을 씻고 찾아봐도 신발을 벗고 발을 담글 만한 곳이 보이지 않았다.
여행에서 돌아와 사진을 찾아봤는데, 아마도 아래 사진에 보이는 저 틈 어디로 들어가면 있었을 것 같다. 너무 뜨거워서 5초 이상 발을 담그고 있기가 어렵다고 하니 크게 미련은 갖지 않기로 한다.
족욕에 실패한 후, 대디스피자만이라도 먹어보자는 마음으로 다시 이곳을 찾았다. 문을 열었다.
대디스피자에서 판매하는 피자의 사이즈는 9인치, 12인치, 16인치.
대디스피자에 꼭 가보고 싶었던 이유는 아이슬란드의 지형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특색 있는 피자들을 맛볼 수 있다고 해서다. 메뉴판을 보면 디무보르기르도 있고 크라플라도 있다.
점심을 먹은 지 얼마 안 된 우리는 저녁으로 먹으려고 크라플라 한 판과 (아마도) 대디스 스페셜 한 판을 샀는데, 둘 중 무엇이 크라플라 피자인지는, 크라플라에 다녀왔지만 잘 모르겠다.
나중에 찾아보니 이곳은 뮈바튼 호수에서 직접 잡은 훈제 송어가 토핑 된 피자도 유명하다는데 훈제 송어 피자라니, 독특하긴 하다.
그렇게 피자 두 판을 포장해서 가는 길에, 그 맛이 궁금해 참지 못하고 흔들리는 차 안에서 피자 시식이 진행됐는데, 화산의 맛이 어떤지는 먹어본 적 없지만 치즈가 가득 들어간 피자는 꽤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