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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zarirang Dec 02. 2019

뉴질랜드에서 살아가기 #1 - 이야기를 시작하며

나에게 주절주절 나의 이야기를 쓸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대단한 작가도 아니고... 글을 잘 쓰는 것도 아니고...

외국에 나와 24년을 살다 보니.... 웃푼이야기지만 영어도 못하고 한국말도 못 하는 팔푼이가 되었다.

그럼에도 여러 번의 고집스러운 몸부림에 마지못해 지면을 내 주신 브런치팀에게 감사하고 또 감사한다.


나는 블로그에 24년간의 이민생활과 교육에 관한 자전적 에세이를 쓰고 있다.

이곳에도 그 에세이를 좀 수정해서 옮겨볼까도 생각했지만... 아직 완성이 된 것도 아니고 나의 글은 아직도 2008년 어느 날을 가고 있기에... 서두르지 않으려고 한다.

자전적 에세이는 연도별로 가능한 한 딸들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니 아직도 십 년은 더 키워야 하기에...


누가 읽기나 할까? 하는 의문을 갖고 글을 쓰고 있지만,

여고시절... 친한 벗들과 일기장을 돌아가며 쓰던 그 시절로 돌아가~

함께 글을 공감하는 벗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나는...

해외여행도 한번 안 해봤었는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태평양을 건너와 지금까지 24년을 살고 있다.

5살 때 함께 온 큰딸과 이곳에서 태어난 쌍둥이... 그렇게 세 딸을 키우며 살았다.

이제 큰딸은 결혼을 해서 아들까지 두었고 내년이면 두 아이에 엄마가 된단다.

어쩌면 나는 성공한 이민자의 삶을 살았는지도 모르겠다.

남편도 이곳 교민사회를 위해 여러 일을 했었고 세 딸들 모두 이곳에서는 나름 이름을 알리고 살고 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나는 그냥 갈증이 난다.

이렇게 두서없는 글이라도 쓰고 있으면 이상하리만큼 그 갈증이 가라앉는다.

마음 한편이 늘 두 방망이질을 하다가도 가라앉고...

이민생활의 설움이 깊었던 것도 아니고 힘들게 살지도 않았는데도 타국 생활이라는 것이 나에겐 벅찼던 것일까?

아니면... 이제 할미가 되어가고 있는 나에게 대한 두려움일까?


너무 깊은 생각은 나를 더 힘들게 한다는 것을 알기에 보호본능으로 나는 오늘도 그냥 높은 하늘을 바라본다.

그리고...

그냥 두서없는 글을 적어 올려보련다...


벗들이여...

용서하소서...

그저 남십자성 아래 살고 있는 중년을 지나 젊은 할미가 되어버린 어느 여인의 넋두리라 여겨주오...

그리고 벗으로 삼아 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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