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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인제주 Oct 24. 2018

수요미식회가 아니더라도 <가시아방국수>

민박집 주인장이 알려주는 구석구석 제주 이야기 (10)


여행의 즐거움이라 하면 낯선 곳에서의 설렘, 일상을 떠나 느끼는 힐링, 멋진 풍경,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지역에서 맛볼 수 있는 맛있는 음식을 빼놓을 수 없겠다. 제주, 하면 떠오르는 향토 음식이 뭐가 있을까. 언뜻 생각나는 것들은 몸국, 고사리해장국처럼 육지에서 아예 접하기 힘든 음식이라던가, 아니면 각종 해산물을 활용한 음식들이 떠오르는데 앞쪽에 언급한 것들은 생소함이 커 호불호가 갈리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고, 후자에 언급된 해산물 요리는 어쩐지 좀 흔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런 변덕스러운 마음을 두루두루 충족시켜주는 메뉴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고기국수와 돔베고기가 되시겠다.


고기국수 하면, 시내에 위치한 전통의 강호들이 있지만 얼마 전부터 무서운 기세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곳이 있으니 바로 가시아방국수다. 성산 골목 모퉁이에 위치했던 작은 가게였는데 슬슬 입소문이 돌던 중 수요미식회에 소개가 되면서 그 유명세가 대단해져 섭지코지 근처의 커다란 건물로 가게를 이전했다. 가게 옮기면 맛 없어진다던데, 라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여전히 맛있고 서빙은 더욱 시스템화 되었으며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굳이 수요미식회라는 타이틀을 붙이지 않아도 좋을 만큼 말이다.





고기국수는 돼지육수에 돔베고기를 몇 점 얹어 내는 국수로 차슈를 얹은 일본 라멘과 비슷한데, 가시아방의 고기국수는 육수가 진하지만 느끼함이 적고 돼지 냄새가 전혀 없어 거부감 없이 편안하게 넘어가는 맛이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가격. 한 그릇 6,000원의 가격인데 양이 놀랄 만큼 푸짐하고 고명으로 올라간 고기도 그렇게 인심 좋을 수가 없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대표 메뉴인 돔베고기는 우리가 흔히 아는 돼지고기 수육과 같은 그것인데 고기를 삶아 통으로 돔베(도마)에 올려 썰어먹던 유래로 돔베고기라 불린다. 최근에는 돔베(도마)에 이미 썰어져 나오는 형태가 대부분이지만 말이다. 어찌 되었건, 돔베고기도 질 좋은 고기를 잡내 없이 부들부들하게 삶아내 막걸리 한 잔 곁들이면 한 없이 들어가는 맛인데, 비빔 고기국수와 곁들여 먹으면 금상첨화렸다.


기본적으로 양이 푸짐한데 이것저것 욕심나는 메뉴가 많으나 걱정하지 말고 실컷 먹자. 먹고 섭지코지 한 바퀴 휘익 돌면 그만이니 말이다.


양도 가격도 맛도 흠잡을 곳이 없으나 단 한 가지, 시간대를 잘못 맞추면 대기시간이 제법 길 수 있는데 대기 시스템에 이름을 올리면 문자 메시지로 대기 상황을 통보받을 수 있으니 느긋하게 기다려 봅시다. 그나저나 가시아방국수는 각시(가시) 아버지(아방)이라는 뜻으로 쉽게 말하면 '장인어른'이라는 뜻인데 뉘 댁 장인어른께서 이렇게 음식 솜씨가 좋으신지. 부럽습니다. 사위되시는 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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