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맛있는 이야기
분명 한여름의 여행이었는데 계속 되는 비에 으슬으슬했다.
산 밑으로 내려가는 버스가 오기까지 시간이 좀 남아 매점에서 간단한 요기를 하기로 했다.
이때의 상황 때문이었는지 국물 한 모금, 면 한 가닥이 소중하리만치 맛있었다.
우동 이야기가 나온 김에 조금만 더 해보자면.
나는 우동을 참 좋아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붓카케우동에 푹 빠져있다.
일부러 붓카케우동으로 유명한 집을 찾아 오픈 전부터 줄을 서는 수고를 하면서까지 먹을 정도이다.
한 번은 내 옆자리에 앉은 한국인 여성분과 몇 마디를 나눈 적이 있었다.
여기 너무 맛있지 않아요?
네 맛있어요!
그렇게 맛있다며 감탄하던 그 여성은 반 정도 겨우 먹고 자리를 일어났다.
반면 나는 소스까지 퍼 먹고 나서야 가게를 나왔다.
대식가인 내가 참 좋다.
이번엔 소바다.
우리나라 분식집 스타일의 냉모밀도 좋아하지만
가끔은 면만 먹어도 고소함이 퍼지는 제대로 된 메밀 면을 먹고싶어질 때가 있다.
2년 연속 같은 집을 방문했다.
가격은 꽤 높은 편이지만 깔끔한 매장과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무엇보다 맛으로 만족을 시켜주는 곳이다.
처음 방문했을 때는 아직은 서툰 한국인 아르바이트생이 있어서 반가운 마음이 컸는데 이듬해에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소바의 맛은 여전히 훌륭했다.
남은 쯔유에 면수를 부어 호로록 마시면 입가심까지 완벽한 마무리다.
첫 규슈여행에서 남편과 나는 카레집에 갔다.
맛도 맛이지만 주인 할머니께서 친절하다고 해서 더 끌렸던 곳이다.
역시나 소문대로 친절했다.
땀과 기름에 범벅이 된 내 피부가 광이 나 보였는지 피부가 너무 좋아 보인다며 무엇을 바르는지 물어보았다.
그 외에도 번역기를 열심히 돌려가며 이런 저런 말도 걸고 한국에도 방문한 적이 있다며 내내 유쾌하게 대해주었다.
장소, 음식, 음악, 계절 등등. 작은 추억 하나만 더해지면 그 모든 일상들도 특별해진다.
나만의 카레 만드는 비법.
양파를 버터에 볶는다.
소고기를 볶는다.
감자를 볶는다.
물을 붓고 오래 끓인다.
고형카레와 하야시라이스를 반반 섞는다.
남편도 내가 만들어준 카레가 가장 맛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