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가서 야경으로 유명하다는 곳은 가보려고 하는 편이다.
도쿄에도 전망대가 있지만 결국 내 눈엔 도쿄타워가 보이는 전망이 가장 예쁜 것 같다.
안 가본 전망대를 찾다가 세계무역센터를 발견했다.
그리 높진 않지만 도쿄타워가 가까이 보이는 곳이었다.
깜깜한 야경 전 매직아워를 감상하기 위해 일찌감치 도착을 하였다.
꽤 긴 시간 완벽히 어두워질 때 까지 이곳에 머물렀지만 저물어가는 해와 도시의 풍경을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크게 지루하지 않았다.
내가 사는 영종에는 화려한 야경은 없지만 훌륭한 일몰장소들이 많다. 이곳에 이사를 온 후 아직 일몰 스팟에 가보지는 못했지만 거실 창밖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어서 하루하루 여행을 온 듯 한 기분으로 지내고 있다.
도쿄는 몇 번 가본 적이 있어서 안 가본 동네를 가보고 싶었다.
열심히 검색해서 키요스미시라카와라는 동네를 알게 되었다.
블루보틀이라는 유명한 미국 브랜드 커피전문점의 본점이 이 동네에 있다고 하길래 언니와 가보기로 했다.
지금은 도쿄에만 해도 더 많은 매장이 생겼고 우리나라에도 네 군데나 생겼다고 한다.
감각적인 인테리어, 프로페셔널해보이는 바리스타들, 심플한 로고 등으로 유명한 블루보틀이지만 산미가 있는 커피에 약한 나는 영 별로였다.
이곳에 오기 전 브런치를 먹기 위해 갔던 ‘이키에스프레소’에서 마신 라떼가 훨씬 맛있었다.
그래도 핫하다는 곳을 다녀와봤다는 이야깃거리 하나는 생겼으니 마냥 나쁜 선택은 아니라고 생각해야겠다.
지도만 있으면 길을 잘 찾는 편이다.
하지만 이날은 좀 달랐다.
아무리 지도를 보고 찾아봐도 잘 나타나지가 않았다.
답답한 나머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다.
‘라루고’가 어디 있는지 아시나요?
하나같이 모른다며 고개를 저었다.
한참동안 같은 길을 돌고 또 돈 후에야 나와 남편은 우리가 왜 그 곳을 못 찾고 있는지 깨달았다.
우리가 찾는 곳은 ‘라루고’가 아니고 ‘마루고’였다.
다행스럽게도 어렵게 찾아간 카페에서 먹은 커피와 푸딩의 맛이 좋았다.
앤틱한 분위기에 취해 한동안 카페 안에서도 밖에서도 사진을 찍으며 휴식을 취했다.
여행 중 달콤한 디저트와 커피 한 잔은 마치 충전기와도 같은 존재이다.
지친 몸을 노곤하게 풀어주는 또 하나의 방법은 입욕이다.
숙소 안에 있는 작은 욕조도 좋고 밤하늘을 바라보며 즐기는 노천욕도 좋다.
료칸에 갈 때 면 되도록 노천온천을 선호한다.
야외로 나가기 전 실내탕에서 충분히 몸을 데워준 후 신속하게 노천탕으로 들어간다.
코끝은 시릿하지만 몸은 따뜻함에 녹아들어간다.
조금씩 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는 요즘.
노천온천이 생각나는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