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내가 아는 주변 지인들 중에 나보다 다방면에서 아래인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기에 애초에 나는 나랑 비슷한 처지라고 여기는 사람은 없다.
또한 몇 안 되는 나의 지인들은 모두 내가 좋아하고 소중하기 여기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들이 잘 되는 모습을 보면 나 또한 기분이 좋고 마음 깊이 축하를 하게 된다.
그러던 나였는데 왜 이런 못난 마음을 가지게 된 걸까.
분명 기본 베이스부터 다르다. 애초에 나는 그 누군가의 기본보다 못하다. 비슷한 처지라고 여겨서도 안되는데 나 혼자 착각을 한 걸까. 그래도 조금은 비슷한 난관을 겪게 된 것 같아 동료애가 느껴진 걸까.
하지만 역시나 나만 빼고 그 누군가만 일이 풀린다. 그렇다면 원래의 나 같으면 축하를 해줘야 할 텐데 그게 잘 안된다. 배알이 꼴린다.
만약 그 누군가가 그저 조용히 있었다면 축하를 해줬을까?
그 누군가가 나를 위안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생각에 축하를 못하게 된 걸까. 일이 안 풀릴 땐 온갖 호들갑을 떨며 우울해하다가 일이 풀리기 시작하면 기쁨에 겨워한다. 아직까지 엉킨 실타래에 묶여있는 내 앞에서 말이다. 그런 내 앞에서 계속 웃는다. 신이 나있다. 본인은 행복하단다.
내 못난 마음의 원인은 상대방이라며 남 탓을 하게 된다. 결국엔 전부 다 내가 못나서인데.
그래도 속상한 건 속상한 거다.
그 누군가는 왜 나를 타깃으로 삼은 걸까. 분명 내가 아직 실 안에 엉켜있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왜 내 앞에서 저렇게 행복해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