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만 아이리시여 조국은 그대를 잊지 않았다.
아일랜드에는 유럽에서 가장 큰 공원인 피닉스 파크 Phoenix Park가 있는데,
얼마나 크냐 하면 공원 안에 동물원, 미대사관저, 대통령궁 등이 있다.
이곳에는 365일 24시간 꺼지지 않는 불빛이 있다.
바로 대통령 궁 2층 어느 방에서 밝히고 있는 촛대 형상의 불빛이다.
이 이야기는 아일랜드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메리 로빈슨과 관련 있다. 농업과 목축업이 주요 산업이었던 아일랜드는 198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경제 성장률이 매우 저조했다.
그러나 1997년, 대통령인 메리 로빈슨이 법인세를 감면하는 등 적극적인 개방 정책을 펼쳐 해외 기업을 성공적으로 유치하면서 아일랜드의 고용창출을 이끌었다. 메리 로빈슨은 국민의 98%가 가톨릭이 보수적인 아일랜드는 한국 사회와 마찬가지로 유리천장이 존재하는 여성들의 사회진출을 적극 장려하기도 했다. 그 결과 평균 11%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여 눈부신 성장을 했으며 구글이나 페이스북 유럽 본사가 아일랜드에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메리 로빈슨의 이러한 적극적인 개방 정책은 자국 기업의 약세라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지만 2001년 이후에는 아일랜드 자국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함께 실시하고 있다. 현재 아일랜드의 1인당 GDP는 800년 동안 아일랜드를 식민 통치하였던 영국보다 높으며 유럽에서 물가가 매우 비싼 편에 속하는 부자 나라로 손꼽히는 등. 메리 로빈슨은 아일랜드의 눈부신 경제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대통령이다.
영국령인 북아일랜드를 포함해 아일랜드의 인구는 대략 육백팔십만 명이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대략 칠천만 명의 아이리시가 널리 퍼져 살고 있다. 영국 식민지 시절부터 착취당해 온 아일랜드가 감자 대기근으로 인한 식량 부족으로 수많은 아일랜드인이 죽어갔을 때, 그야말로 먹고살기 위해 미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로 꾸준히 이주해간 것이다.
아일랜드 최초의 여성 대통령 메리 로빈슨 임기 시절, 대통령궁 2층에 불을 끄지 말라고 했으며 이러한 관례로 현재까지 피닉스파크 안에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7천만 아이리시를 위해 촛대 형상의 불빛을 밝히고 있다.
조국은 그대를 잊지 않았다.
언제든 이 불빛을 보고
길을 잃지 말고
아일랜드 집으로 돌아오라.
가족을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 같이 피닉스 파크에는 꺼지지 않는 불빛이 있다.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들으니 한국에도 삶이 고달픈 국민들이 길을 잃지 않도록 불을 환히 밝히고 자식을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진심으로 민생을 걱정하고 이끌어 줄 수 있는 참된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