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집 살림을 하면서 책이 다가오다

독서모임이 있기까지

by 나비바늘

나는 두 집 살림을 살고 있다.

"남편이 바람났네. 났어. "

넘겨짚고 싶겠지만 아니다.

"그럼, 아내가 바람났나?"

'맞네` 하고 싶겠지만 아니다.

그런데 난 지금 분명히 두 집 살림을 살고 있다.

둘 다 시골 바람이 나긴 했다.


사람들은 꿈꾼다.

도시를 벗어나 전원생활을 해보고 싶다.

텃밭에서 나는 야채를 길러서 먹고 싶다.

예쁜 화단을 만들어 꽃을 보고 싶다.

평상에 앉아 찐 옥수수를 먹고 싶다.

밤에는 달을 보고 별을 헤아려 보고 싶다.

새소리를 듣고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고 싶다. 한적한 들길이나 산길을 걷고 싶다. 등등


그런데 나는 지금 이것을 하고 있다.

두 집 살림의 동기는 꿈꾸는 전원생활을 해보고 싶어서는 아니었다.

시골 출신 남편이 중학교 때, 도시로 탈출했는데 시골로 내려갈 리 만무이다.

나 역시 줄곧 도시만 살아서 시골은 나와는 거리가 아주 먼 동떨어진 공간이었다.

그런 내가 시골로 내려가서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텔레비전 인기 프로그램처럼 살 수밖에 없었던 것은 바로 건강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잘 다니던 직장도 접고, 도시와 시골 반반 살기에 둘은 합의를 하고 그때부터 계획하고 실천하기에 이르렀다. 60대인 나와 70대인 남편은 지금 이 두 집 살이에 대단히 만족하고 있다.


7년이 지난 두 집 살림살이로 건강해졌고,

우리 부부는 행복하다고 말한다.


두 집 살이의 원칙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가 《월든》에서 말한 대로 소박하고 간소하게 살면 된다. 풍족을 꿈꾸지 앓고 풍요를 누리고 싶다면 시골 살이의 규모와 생활 패턴은 본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


그러나 함께 살아온 배우자는 최고의 친구이자 동반자이고 말벗이기에 두 사람 사이가 아주 중요하다.

두 사람이 서로 삐끗하면 오갈 데 없는 지옥이 될 수도 있고, 서로를 아끼고 챙기고 사랑해 주면 천국이 될 수도 있다.

서울이든 시골이든 사랑하는 사람과 사는 곳이 천국이라는 것은 진리에 가깝다.


천국과 지옥은 자신이 만든다는 걸 알아도 실천하기는 어려워 , 나도 자주 그 기분을 오가며 살고 있다. 그래도 나는 이 두 집 살림을 선택한 것에 후회가 없다.


이런 서울집과 시골집 살기를 말하는 이유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책을 읽었고, 거기에서 밴드 동아리 독서 모임을 만들어 3년째 활동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이다.

시골에서의 생활과 그리고 책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