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화. 전학생들이. 온날
49화. 전학생들이 온 날
《마루 끝에서 본 세상》 2부
4학년이 되자, 우리 학교에 낯선 얼굴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침조회 시간, 검은 책가방을 앞에 꼭 끌어안고
“안녕하세요, 저는 ○○에서 전학 온 ○○입니다.”
하고 어색하게 인사를 하는 아이들이 매주 생겨났다.
단 한 반뿐이던 우리 국민학교의 교실이,
갑자기 북적북적해졌다.
친구들이 느는 건 좋은 일이지만
어디선가 모르는 얼굴이 나란히 앉아 있는 건
왠지 조금 긴장되는 일이기도 했다.
나는 속으로 궁금해 죽을 지경이었다.
‘도대체 어디서 왔지?’
‘왜 전학을 오는 걸까?’
‘우리 마을에 저렇게 많은 집이 생겼었나?’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으니
결국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답을 찾기로 했다.
하교 시간, 가방을 메고 학교를 나서면
슬그머니 전학생 중 한 명의 뒤를 따라갔다.
작고 조용한 걸음으로, 멀찌감치 떨어져서.
어디서 사는 아이인지, 어느 골목으로 들어서는지
몰래 지켜보는 재미는
마치 탐정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그러다 어느 날,
낯선 동네가 눈앞에 나타났다.
그곳엔 조립식으로 지어진 집들이 줄지어 있었고
어느 집 앞에는 빨간 자전거가 세워져 있었으며
모퉁이에선 개가 짖고 있었다.
‘우리 동네엔 이런 데가 없었는데…’
그 순간 나는 알았다.
우리 마을이 커지고 있다는 걸.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지만
내 눈으로 본 그 작은 풍경은
어디선가 새로운 마을이 태어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학교엔 점점 새로운 친구들이 늘었고,
운동장도 예전처럼 여유롭지 않았다.
놀이시간이면 줄넘기를 하려면 순서를 기다려야 했고
소꿉놀이 자리도 다 차 있어서
가끔은 얌전히 벤치에 앉아 있어야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그게 싫지만은 않았다.
처음엔 어색했던 전학생들도
며칠 지나면 금세 친해졌고,
새로운 놀이를 알려주기도 했으며
그 아이들 덕분에 반 분위기도 조금씩 달라졌다.
무엇보다
늘 똑같던 우리 동네에
새로운 길, 새로운 얼굴,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는 게
왠지 모르게 반가웠다.
아빠는 종종
“앞산 밑에 또 집 들어섰더라.”
하시며 땅이 많이 팔렸다고 말씀하셨고
엄마는 쌀집이나 기름집 가서
“요즘 이사 오는 사람들이 많다지?”
하고 수군거리셨다.
어쩌면,
그 무렵이 우리 마을이
시골에서 ‘읍내’로 조금씩 변해가던
첫 시작이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그 변화의 중심에 있었다.
어린 마음에 아무것도 모르는 듯했지만
작고 조용한 발걸음으로
나는 매일 새로운 동네를,
새로운 친구들을 따라 걷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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