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글
– 마음의 골목을 걷다 –
어린 시절의 기억은 늘 골목에서 시작됩니다.
학교 가는 길, 친구들과 노는 시간, 하굣길에 들렀던 작은 가게, 낯선 전학생과의 어색한 첫 대면까지.
모든 일이 마음속 작은 골목 안에서 벌어졌지요.
초등학교 4학년이 되자 친구들이 하나씩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조용한 아이, 수다스러운 아이, 나와 잘 맞는 아이, 조금은 무서운 아이도 있었어요.
같은 교실에서 지내지만 마음의 거리는 모두 달랐죠.
어느 날은 친해지고 싶었고, 또 어떤 날은 괜히 혼자 있고 싶었습니다.
처음으로 ‘나와 너’의 차이를 느꼈고,
마음이 서운하기도 하고 따뜻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마음 안에 골목이 하나씩 생겼습니다.
그 시절 내 옆엔 항상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문희, 미화, 금은이, 영미, 종분이, 미경이…
이름만 들어도 웃음이 나고, 그 시절의 향기가 떠오릅니다.
서로 다정하게 눈을 마주치고, 놀이터에서 땀 흘리며 뛰놀고,
마음속 비밀을 살짝 나누던 아이들이었어요.
사실, 해가 지면 집에 돌아가야 했지만 늘 아쉬웠습니다.
조금만 더 놀고 싶고, 더 얘기하고 싶었죠.
그래도 어둑해지면 책가방을 메고 산길을 넘었어요.
그 길이 무서우면서도, 이상하게 따뜻하게 느껴지던 건
그날 친구들과 나눈 웃음이 마음을 지켜주었기 때문입니다.
《마음의 골목을 걷다》는 그 시절,
조금씩 자라던 마음의 이야기입니다.
우정, 설렘, 서운함, 부러움…
크고 작은 감정들이 내 안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던 때지요.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어릴 적 마음속에 숨겨둔 골목 하나쯤은 있을 거예요.
그 골목 어귀에 오래전 친구의 웃음소리가 남아 있다면
그 시절의 나와 다시 만나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