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세상과 나 사이

11화. 김선태 선생님

11화. 선생님의 동화책

김선태 선생님의 수업은 참 특별했다.

국어든 산수든, 무슨 과목이든 단순히 교과서만 넘기지 않으셨다.

중간중간 수업과 엮인 이야기를 들려주시기도 하고,

아이 하나하나 눈을 마주치며 이름을 불러주셨다.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벌써 우리 이름을 다 외우셨는지,

그 따뜻한 시선 속엔 진심이 묻어났다.


그리고는 아이들 하나씩을 향해 말해주셨다.

“너는 그림을 참 잘 그리는구나.”

“너는 글씨가 단정해서 보기 좋아.”

“넌 목소리가 또렷해서 발표를 잘할 것 같아.”


그 말들은 짧았지만

그날 내내 마음을 간질간질하게 했다.

누군가에게 특별한 존재로 불린다는 건,

어린 나이에겐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일이었다.


가끔 수업이 끝나갈 즈음엔

책장을 열어 동화책을 꺼내 읽어주시기도 했다.

우린 책상 위에 턱을 괴고 조용히 들었는데,

그 동화책이 바로 김선태 선생님이 직접 쓰신 책이라는 걸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


선생님이 쓴 이야기 속엔

학교 같은 마을이 나오고,

말 없는 아이와 눈물 많은 고양이도 나왔다.

우리는 그 이야기를 듣고 또 듣고,

어느새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되어 있었다.


그날 이후, 교과서보다도

선생님의 목소리와 동화책이 더 기다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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