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화. 자투리 천으로 만든 인형옷
《오래된 천조각》 22화
〈자투리 천으로 만든 인형옷〉
엄마의 재봉틀 옆엔 항상 천조각이 쌓여 있었다.
멜빵치마를 만들고 남은 꽃무늬 조각,
고무줄 바지를 만들고 잘라낸 잔여 천,
이불 끝을 덧댄 이음조각까지.
그 조각들은 다 버려지는 것이 아니었다.
엄마는 그걸 '소중한 자투리'라고 불렀다.
나는 그 조각들이야말로 내 세상의 보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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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인형 옷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언젠가 큰언니가 입던 꽃무늬 치마를 엄마가 고쳐 입히는 걸 본 날 시작되었다.
낡은 치마가 멋진 새 치마로 바뀌는 걸 보며
‘나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이 들끓었다.
엄마 몰래 천조각 몇 개를 주워
송곳으로 구멍을 뚫고, 털실을 실 삼아 꿰매었다.
삐뚤빼뚤한 바느질이었지만
그건 분명 내 손으로 만든, 세상에 하나뿐인 옷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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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 옷이 완성되면
동네 친구들을 모았다.
우린 인형들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그날그날 입히는 옷을 바꿔주며
하루 종일 역할극을 했다.
가장 부러움을 샀던 건
내 인형의 '치마'였다.
노란 꽃무늬, 파란 줄무늬,
가끔은 엄마가 만든 고무줄 남는 천으로
'모자'까지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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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그건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세상을 꾸미고 싶은
어린 내 마음의 시작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모든 건
엄마의 재봉틀에서 나온 자투리 천에서 비롯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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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옷을 고치거나
낡은 이불을 덧댈 때,
가끔 그 시절의 조각들이 떠오른다.
자투리 천처럼
작고 버려진 것들이
가장 따뜻한 기억을 품고 있다는 걸
그때 난 처음 배웠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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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천조각》 22화
〈자투리 천으로 만든 인형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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