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전 너머 저쪽》
제7화. 오래전, 나만 기억했던 꿈
“기억나니?”
형이 조용히 물었다.
“아주 어릴 때,
너 그 꿈꿨었잖아.”
나는 눈을 감았다.
머릿속 어딘가에서
깊게 덮어두었던 장면 하나가
슬며시 떠올랐다.
—
다섯 살 무렵,
나는 자주
똑같은 꿈을 꿨다.
이상한 건 그 꿈을 꿀 때마다
항상 노란 색감이 번졌다.
빛바랜 사진처럼,
해질 무렵처럼.
꿈속에서 나는
높은 담벼락을 따라 걷고 있었고
그 끝엔 항상—
누군가 앉아 있었다.
말없이 앉아 있는
어른인지, 아이인지 모를
등이 넓은 사람.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내가 다가가면 항상
그 사람은 나를 쳐다보지 않고
조용히 옆자리를 내주었다.
그 옆에 앉으면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했다.
그때마다
나는 그 사람 어깨에 기대 잠들었고
꿈은 거기서 끝이 났다.
그 꿈은
자라면서 점점 흐릿해졌고,
이십 대가 되자 완전히 잊혔다.
—
“그게... 너였어?”
나는 숨을 들이켰다.
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게 나야.”
“왜 항상 옆에 앉게 했어?”
형은 잠시 눈을 감았다가 말했다.
“혼자 있는 네가
내가 보기엔 너무 외로워 보여서.”
“난 그 꿈이...
그저 꿈인 줄만 알았어.”
형은 조용히 웃었다.
“꿈이라는 건,
기억으로 갈 수 없는 곳에
마음이 먼저 가는 길이야.”
그 말이
낯설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도,
어쩌면 그 ‘길’ 위에 내가 있는 건지도 몰랐다.
나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속삭였다.
“그때 네가 있어서
다행이었어.”
형이 나직이 대답했다.
“네가 나를 기억해 줘서,
내가 여기까지 온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