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화. 다시, 궁전 너머 저쪽

《궁전 너머 저쪽》

by 기억을 뀌메는 사람 황미순

다시, 궁전 너머 저쪽


그날 밤,

나는 다시 꿈을 꿨다.


오래된 궁전이 보였다.

이미 사라졌다고 믿었던,

그 고요한 저편의 세계.


그런데 이번엔

그 궁전이 나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곳을

다시 한번 찾아간 것 같았다.



---


문은 닫혀 있었지만

열려 있었고,

나는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갔다.


복도는 여전히 조용했고,

햇살은 따스했다.


마치

이곳이 언젠가의 아픔을 닮은 곳이 아니라,

내가 사랑을 배운 곳처럼 느껴졌다.



---


문 하나를 열자

엄마가 웃고 있었다.

예전보다 훨씬 부드러운 얼굴이었다.


“잘 왔다, 미순아.”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는 내 손을 꼭 잡고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옆에 있어줬다.


“너, 이제 웃을 수 있겠구나.”

“응, 엄마… 나, 잘 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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