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학교가는길 마음가는길

3화 풍금과 하모니카

《풍금과 하모니카》

《마루 끝에서 본 세상》 2부, 제3화


음악 시간, 선생님은 풍금 앞에 앉아

한쪽 다리로 페달을 밟으며 밝은 얼굴로 동요를 불러 주셨다.


“산토끼 토끼야~ 어디를 가느냐~”


아이들보다 앞서 웃고, 아이들보다 먼저 손뼉을 치던 선생님.

그 웃음과 동작 하나하나가 어쩌면 그렇게 예쁠 수 있을까.

나는 선생님이 불러주는 노래가 마냥 신기했고,

그 환한 미소가 부럽기까지 했다.


언젠가 아빠가 물려주신 하모니카를 책가방에 몰래 넣어

학교로 가져간 적이 있었다.

반짝반짝 닦인 하모니카를 꺼내 들자, 선생님은 환히 웃으며

“미숙아, 우리에게 한번 불어볼래?” 하셨다.


난 도레미파솔라시도…

그것밖에 몰랐지만

조심스럽게 숨을 들이켜 불었다.


도레미파… 삑—

소리는 엉망이었지만,

선생님은 박수를 쳐 주셨다.

“너무 잘했어요. 다음엔 더 불어줘요.”


그 한마디에 나는 그날 하루 종일

노래가 되는 것처럼 기분이 들떴다.


1학년, 그 무렵 나는

음악 시간이 세상에서 가장 즐거웠다.

풍금 소리, 선생님의 미소,

그리고 작고 낡은 하모니카.


그 모든 게

아직도 내 마음 깊은 곳에서

맑게, 오래도록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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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추억 #음악시간 #풍금소리 #하모니카 #1970년 대학교




구독해 주시면 그 시절 마음속 음악이 조용히 다시 울릴지도 몰라요.

다음 화 〈아침 조회와 운동장〉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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