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학교 가는 길 마음 가는 길

4화. 그 시절 아침 조회

《그 시절, 아침 조회》

《마루 끝에서 본 세상》 2부, 제4화


매일 아침, 국민학교의 하루는

커다란 운동장 위에서 시작되었다.


전교생이 일렬로 서서

운동장 가장 높은 곳, 교장선생님이 서 있는 단상을 바라보았다.

나는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어깨를 펴고, 숨도 조심스레 쉬며

정면을 똑바로 바라보려고 애썼다.


“훌륭한 사람이 되자.”

“성실하게 공부하자.”


교장선생님의 말씀이 이어질수록

가슴이 쿵쾅쿵쾅, 어쩐지 나도 모르게

‘정말 그렇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이 들곤 했다.


하지만 긴 시간이 계속되면,

발끝으로 흙을 긁어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살짝 옆 친구와 눈짓을 주고받거나,

발끝으로 가만히 '미숙'이라고 이름을 써보기도 했다.


가끔은 하품이 나와 꾹 참다 졸음이 오기도 했다.

그래도 조회시간이 끝날 무렵,

국기에 대한 맹세를 다 같이 외치고

교가를 부르며 손뼉을 칠 때면

왠지 ‘학교에 잘 왔다’는 기분이 들었다.


운동장 위로 아침 햇살이 내려앉고,

바람은 교복 사이로 스치고,

친구들의 웃음은 이미 시작된 하루를 반기고 있었다.


그 시절의 아침 조회는

지루함과 긴장, 그리고 작은 다짐들이

한 자리에 어우러졌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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