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앞에서 우리는 달랐다
52화. 세상과 나 사이
소제목: 교복 앞에서 우리는 달랐다
필명: 기억을 꿰매는 사람 황미순
중학생이 되기 전,
엄마는 언니가 입던 교복을 꺼내
곱게 다려주시곤 했다.
목선엔 새 하얀 카라를 달아주셨다.
깔끔하고 예뻤다.
내 눈엔 그랬다.
아니, 그럴 거라 믿었다.
그 교복을 입고
처음 여자중학교에 도착한 날.
같은 국민학교를 나왔던 친구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낯선 얼굴들이었다.
그 낯선 얼굴들이
낯선 교복들 속에 있었다.
그때 처음 알았다.
교복이 다 똑같지 않다는 것을.
색이 달랐다.
옷의 결이 달랐다.
핏이 달랐다.
누군가는
새 교복을 입고 있었고,
누군가는
몸에 딱 맞는 맞춤 교복을 입고 있었으며,
어떤 아이는
어깨가 축 늘어진 헌 교복을 걸치고 있었다.
나는
언니가 입던 교복을 입고 있었다.
목선에 하얀 카라를 단,
곱게 다려진 교복.
그런데도
그 순간 얼굴이 화끈거렸다.
나는 왜 새 옷이 아닌 걸까?
왜 내 옷은 색이 좀 바래 보일까?
왜 나는 이렇게 위축될까?
디자인은 같지만
누가 봐도
달라 보이는 옷들.
그날 처음,
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차이’란 것을 느꼈다.
교복은 같았지만
우리는 같지 않았다.
그 차이를 아는 순간,
나는 조금 더 어른이 되어버린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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