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는 우리를 토해냈다
51화. 세상과 나 사이
소제목: 버스는 우리를 토해냈다
필명: 기억을 꿰매는 사람 황미순
중학생이 되었다.
여자중학교.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야 했다.
새벽 7시.
아직 동이 다 트지 않은 시각,
잠이 덜 깬 몸을 끌고
덜컹거리는 시골버스를 탔다.
우리 동네는
첫차가 6시 30분,
그다음 차는 7시 정각.
등교 시간에 맞춰
딱 두 대의 버스가
시골 학생들을 가득 태운 채
시내로 향했다.
그 시절,
한 시간에 한 번씩 오던 버스.
우린 그 버스 시간을 절대 놓칠 수 없었다.
내가 타던 정류장은
끝에서 두 번째 정류장.
이미 앞 정류장에서
절반 이상 채워진 버스는
우리를 태울 때쯤이면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6시 반 버스를 타면
운이 좋으면 앉아서 갈 수 있었지만,
7시 버스는 거의 언제나
서서 가는 30분의 고역이었다.
시골 동네의 아이들은
모두 정해진 시간표처럼 움직였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 서서
같은 얼굴을 보고,
같은 방식으로 도시의 학교에 도착했다.
버스는 30분을 달려
시내 한복판 정류장에
우리를 한꺼번에 토해내듯 내렸다.
그렇게 쏟아져 나온 교복 입은 학생들은
각자의 학교 방향으로
또다시 걸었다.
매일 아침의 풍경.
매일 반복되는 30분의 버스길.
누군가는 책을 읽었고,
누군가는 눈을 감았고,
누군가는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며
자기만의 세상을 만들었다.
지금도 생각난다.
버스 안 특유의 휘발유 냄새,
겨울이면 성에 낀 창문,
여름이면 서로의 땀이 묻던 팔.
그건
내가 세상에 나가는 첫 번째 여정이었고,
마을 밖 세계를 경험하는 입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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