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학교 가는 날 엄마의 손을 잡고
아직은 쌀쌀한 봄 아침이었다.
엄마는 평소보다 더 일찍, 더 분주히 움직이셨다.
늘 머릿수건만 둘렀던 엄마가
그날은 뽀글이 파마머리를 곱게 빗고
한복을 차려입으셨다.
나는 빨간 체크 코트를 입고
내 생애 첫 가방, 빨간 체크무늬 책가방을 둘렀다.
엄마의 손에 이끌려 큰 흙길을 따라 걸었다.
아빠와 동생들도 함께였다.
우린 버스를 탔다.
웬만한 곳은 걸어가던 우리 가족이었는데
그날은 처음으로 버스를 탔다.
엄마는 오늘따라 내게 유난히 친절하셨다.
내 매무새를 몇 번이고 손질하시고,
내 얼굴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으셨다.
나는 그게 너무 신기하고 기뻤다.
항상 언니에게 치이고
남동생들에게 밀렸던 나는
그날만큼은 엄마의 주인공이 된 듯했다.
버스에서 내려 학교 앞에 도착했을 때,
손수건을 가슴에 단 또래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학교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나는 무언지 모른 채
엄마의 손을 꼭 잡고 교실로 들어섰다.
책상 위엔 새 책이 놓여 있었다.
그 반듯한 책을 바라보며,
나는 몰래 엄마를 흘깃 쳐다보았다.
엄마는 날 지켜보고 있었고,
그 눈빛 속엔 자랑스러움과 사랑이 담겨 있었다.
그날의 나는,
처음으로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아이’가 된 것 같았다.
《8화 – 줄 맞춰 걷던 아이들, 그리고 미선이》
처음 줄을 맞춰 걷던 그날,
앞에선 힘센 오빠가 “앞으로 가!”를 외치고
뒤에서는 수다꽃이 피기 시작했지요.
나란히 선 아이들 틈에서
미선이와 나는 금세 친구가 되었어요.
미선이 언니가 풀어놓는 이야기보따리,
끝말잇기, 흙길 위의 다람쥐, 토끼, 뱀…
모든 것이 낯설고도 신기한 등굣길.
세상에 나 같은 또래가 이렇게 많다니!
그 흙길은 점점,
우리만의 비밀 놀이터가 되어갔습니다.
《마루 끝에서 본 세상》
여덟 번째 조각은
처음 만난 친구들과 함께 걷는 아침길,
그리고 시작되는 작은 우정의 기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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