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풀밭에서 배운 낮질과 토끼들
풀을 베는 일은 생각보다 재밌었다.
아빠는 낫질은 조심하라고 하셨지만,
나는 어느 순간 감각적으로 그 동작을 익혀 버렸다.
작은 손에 낫을 꼭 쥐고 풀밭을 쓱 쓱 지나가면
푸른 풀잎들이 부드럽게 쓰러졌다.
나는 그때 처음 알았다.
내가 이런 일에 소질이 있다는 걸.
낫질이 신기하게 잘 맞았다.
왠지 손에 딱 맞는 리듬이 느껴졌고,
풀들이 쓰러질 때 나는 특유의 ‘사각’ 소리가 참 좋았다.
우리가 정성껏 모은 풀은 토끼장으로 향했다.
토끼들은 정말 귀여웠다.
깡충깡충 뛰고, 오물오물 풀을 뜯는 그 작은 입.
나는 동생과 함께 풀을 다듬어 넣어 주며
토끼가 더 좋아하는 풀을 알아내려 노력했다.
어떤 풀은 잘 먹고, 어떤 풀은 남겨두는 걸 보고
우리는 토끼의 입맛을 금세 배웠다.
토끼장 앞에서 우리는 시간을 참 많이 보냈다.
한 마리, 두 마리 늘어가던 토끼는
어느새 열 마리가 넘었고,
우리 집 마당 한쪽에 줄지어 선 토끼장은
우리의 작은 동물농장이 되었다.
그 무렵, 우리는 아이면서도 작은 농부였다.
풀을 베고, 토끼를 돌보고, 물을 퍼다 날랐다.
그래도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매일매일 해가 다른 풍경 속에서
함께 움직이는 그 하루가 참 소중하게 느껴졌다.
《7화 – 학교 가는 날 아침》
아빠의 기침 소리에 잠이 깨던 새벽,
엄마는 벌써 부엌을 분주히 오가며
언니의 도시락을 싸고 계셨어요.
나는 설렘에 일찍 눈을 떴지요.
오늘은 학교에 가는 날이었거든요.
노랗게 달궈진 부엌의 불빛,
엄마가 떠먹여 주시던 꿀 섞인 수삼,
장난을 치다 혼나던 남동생과의 아침.
그리고 마침내
아빠의 손에 이끌려 동네 마을회관까지 걸어가
줄지어 기다리던 아이들 틈에 섰을 때,
처음 느낀 ‘세상 속의 나’라는 낯선 감정…
그날의 햇살과 흙길,
줄 맞춰 걷던 그 발걸음들은
아직도 마음속 어딘가에서
또르르, 반짝이고 있어요.
《마루 끝에서 본 세상》
일곱 번째 조각은,
가슴 뛰던 첫 등굣길의 기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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