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2장 [불씨가 나를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서브3라는 숫자를 입 밖으로 꺼낸 뒤

훈련은 달라졌다.

전과 같은 새벽이었지만 호흡이 달랐다.


이제는 단순히 무너지지 않기 위한 달리기가 아니었다.

조금 더 밀었다.

조금 더 빠르게.

조금 더 길게.

몸은 생각보다 잘 따라왔다.

기록은 조금씩 줄었고,

훈련 로그에는 동그라미가 늘어갔다.


그게 문제였다.

좋아지는 느낌은 사람을 겸손하게 만들지 않는다.

조금 과감하게 만든다.

회사에서 하루를 보내고 돌아온 밤,

몸은 이미 피곤했지만

나는 또 운동화를 신었다.


‘이 정도는 해야지.’

새벽에도 나갔다.

‘이 정도는 버틸 수 있지.’

종아리가 먼저 말을 걸었다.

무시했다.

골반이 신호를 보냈다.

괜찮다고 넘겼다.


그 무렵 나는

두 개의 전장을 동시에 버티고 있었다.

낮에는 책임,

새벽은 목표.

회복은 그 사이에 끼지 못했다.


어느 날 회의에서

내 말이 평소보다 날카로웠다.

결정은 빨랐지만 거칠었다.

새벽에 트랙을 돌며 깨달았다.

나는 불씨를 키우고 있는 게 아니라

불길을 키우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걸.


이 불이

나를 단단하게 할지,

아니면 다시 태워버릴지

그 경계에 서 있었다.


그제야 속도를 낮췄다.

더 열심히가 아니라

더 오래 가기로 했다.


서브3는 도망칠 목표가 아니라

지켜야 할 방향이 되어야 했다.

나는 불씨를 지키는 방식을 배우기 시작했다.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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