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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제 Feb 21. 2023

혼자서 해야 할 때!

새로운 시작!


*혼자서 해야 할 때...


- 첫 직장은 모 저축은행 공채5기로 시작했다. 처음 발령받은 부서는 대부2과. 기업대출이 아닌 사업자대출을 전문으로 하는 부서다. 신입사원 교육이 끝난 뒤 처음 한 일이 전단지 접기였던 것 같다. 주로 자영업을 영위하던 사업장을  대상으로 직접 발로 뛰며 대출 영업을 해야 했기 때문이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떻게 했나 싶을 정도로 무식하게 들이댔다. 


- 은행에서 왔다고 하면 적어도 적대감은 드러내지 않던 사업주님들도 대출 영업이란 단어에 한 순간 얼굴색이 변하며 건네 받은 전단지를 면전에 던지는 일도 많았더랬다. 여러 감정이 교차했지만 이 순간을 이겨낸 후 내가 가고 싶은 부서로 가겠다는 목표로 들이댔고 어찌어찌해서 본사 경영지원팀으로 발령을 받고 HR을 시작했다. 


- HR을 시작해서도 막막했다. 혼자서 찾아가며 해야 하는 일이 더 많았고 업무 관련 교육도 자료도 책과 인터넷을 뒤져가며 정말 말 그대로 고군분투했다. 대학원까지 진학하며 배워야겠다는 의지는 정말 강했던 것 같다. 그러다 이직도 하게 되고 중견, 중소 기업을 지나 스타트업까지 경험을 하게 됐고 의도치는 않았지만 감사하게 HR자문도 할 수 있는 영광도 있었다. 


- 그래서 나는 어딜가나 인사담당자였고 그래야만 했고 앞으로도 그래야 하는 것으로 늘 생각해 왔다. 근데 앞으로도 해야 한다면, 그것도 잘 해야 한다면 좀 더 많은 경험이 필요하고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최근 이직을 고민하던 시기, 주위에서도 본인만의 어떤 것을 해 보라는 조언이 많았다. 그때마다 나는 날고 긴다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분들에 비하면 나는 전혀 경쟁상대가 되지 못한다고 잘라 말했다. 누구나 아는 어디 출신, 학벌을 가진 존재가 아니기에....


- 그때 어느 한분이 구시대적 사고를 가진 HR 담당자라며 꾸짖듯이 내게 말했다. 되든 안되든 부딪혀 보라고. 완벽하게 준비해서 뭔가를 하는 세상이 아니라고. 시작을 하면 뭔가가 만들어 진다고. 글을 쓰던 뭘 하던 뭔가를 만들어 가라고....


- 머리가 띵~ 하면서도 번쩍였다. 그래 나 같은 사람도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 그때부터 내가 할 수 있는 것 부터 하자 다짐했고 내가 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자 다짐했다. 내가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것도 있을 수 있는 거니까. 


- 사업자를 내고 혼자서 홈페이지를 만들면서도 아직은 한마디로 내 것을 정의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혼자서 잘 할 수 있는 HR을 시작으로 나의 경험을 넓혀가려 한다. 수정하고 또 수정하고 그러면서 경험하고 또 경험하다보면 윤곽은 보이지 않을까?


- 이제는 울타리가 없다. 그래서 혼자서 이겨내야 한다. 첫 직장에서 당한 당황스러운 일, 황당한 일 등등 그때보다 더 한 상황도 온전히 혼자서 받아내야 하고 받아내야 하는 것에 더 나아가 그것을 깰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한다. 기존에 하던 방식이 아닌 새롭고 강한 걸로. 

- 주위에 반응도 재밌다. 선뜻 사무실 빈자리 내어 주시는 분도 계시고 선물로 명함을 만들어 주시기도 하고 벌써 같이 뭘 하자는 분도 계시고 ㅎ 걱정이 많은 조언, 응원, 그리고 의문의 시선, 부정적 시각 등등...


- 그래도 해보련다. 해보면 답이 조금씩 보이겠지 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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