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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민경 Apr 04. 2020

런던크래프트위크 (8) 공예의 미래 전

런던 OXO Tower에서 펼쳐진 The Future of Craft 전

런던 템즈강 남쪽 변에 위치한 옥소 타워 워프(OXO Tower Wharf)는 19세기 말엽 우체국에 전기를 공급하던 전력소로 지어졌다. 그러다가 1920년대에 들어서는 조미료 저장을 위한 냉동 창고로 사용되었다. 1928년에서 1929년 사이에 광범위한 재건축이 실시되었는데, 전력소 시설 대부분은 철거되었고 템즈강을 바라보는 건물 파사드만 보존되어 당시 유행하던 아르데코 양식으로 다시 지어졌다. 조미료 회사에서는 강을 바라보는 번쩍이는 광고판을 설치하고 싶었지만 당시 규정상 허가가 나지 않았다. 건물에는 세로 방향으로 원, 사각형, 원 모양의 창이 나 있었다. 조미료 회사는 창에다가 원형과 엑스자, 그리고 원형 모양을 세로로 새겨 넣었는데, 그 이후부터 옥소(OXO)타워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사진제공: Future Icons)


이후 조미료 회사는 매각되었고, 19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초반까지 건물은 방치된 상태였다. 그러다가 1990년대 들어서 레스토랑, 숍, 주거공간, 전시공간으로 새롭게 리뉴얼되어 1996년 대중들에게 오픈하게 되었다. 5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는 노출형 공간인 이곳에서 방문객들은 새로운 프로젝트, 설치물, 콜라보레이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이번 LCW를 위해 옥소 측은 The Future of Craft 전시를 기획하기 위해 디자인-네이션과 퓨쳐 아이콘즈의 손을 잡았다. 퓨쳐 아이콘즈(Future Icons)의 디렉터, 루이자 파시피코(Louisa Pacifico)는 2년 전 작가들이 비즈니스를 하고 경력을 쌓는데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도움을 주기 위해 회사를 설립했다. 그녀는 작가들을 위한 컨설턴트이자 에이전트로서 그들이 프리미엄 리테일 브랜드, 콜렉터, 럭셔리한 거주용 인테리어 디자인 회사들과 연결될 수 있도록 열심히 발로 뛰고 있다. 전시 기간 동안 옥소에서는 ‘메이킹&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서 자신감을 갖는 법’을 포함한 토크 프로그램을 9회 열었고, 그 외에도 북바인딩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열어 참가자들의 열띤 호응을 얻었다.


(사진제공: Future Icons)



퓨쳐 아이콘즈(Future Icons) 디렉터,

루이자 파시피코(Louisa Pacifico)



“저는 옥쏘 타워 워프(Oxo Tower Wharf)로부터 초대를 받아 옥쏘 측과 또다른 파트너인 디자인-네이션(Design Nation)과 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국제 클러켄웰(Clerkenwell) 디자인 위크 축제에서 세일즈 책임자이자 큐레이터를 역임 했고, 뉴 디자이너스(New Designers)라는 디자인 졸업 전시를 위한 세일즈 매니저 업무 등의 이벤트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축척된 경험과 커넥션을 끌어와서 단 4개월 만에 전시를 성사시켰습니다. 이번 전시는 작가들의 새로운 작업을 관람객들에게 선보이고, 새로운 바이어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우리의 역할은 디자인-네이션 멤버들의 전시와 온라인 공예교육회사 요도모(Yodomo)의 워크숍이 이루어지는 그곳에서 다양하게 믹스된 프리미엄 공예 분야를 선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작가 선정과 관련해서는 퓨쳐 아이콘스 등록 작가들에게 이번 전시에 신청할 것을 먼저 안내했기 때문에, 실제로 제가 아니라 작가들이 먼저 저를 선택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 저는 우리 집에 가져가고 싶은 작품을 위주로 작가를 선택했고요. 서로를 믿었던 결과가 판매로 연결되었고, 브랜드들로부터 새로운 콜라보레이션 제안들이 쏟아졌습니다. 저희 소속 작가들이 새로운 고객들에게 노출도 많이 됐고요. 퓨쳐 아이콘스 입장에서는 한꺼번에 많은 작가들을 한 자리에서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우리의 콜렉션 수준을 알릴 수 있었고, 제가 어떻게 작가들을 지원해야 하는지도 알게 되었어요. 또한 프리미엄 리테일 숍, 인테리어 디자이너, 출판업자, 언론, 기관들과의 관계도 열어주었고, 지금은 향후 어떻게 이들과 협업을 할 수 있을지 모색하고 있습니다. 


관객들의 반응도 엄청났어요. 겨우 4개월 동안 부족한 예산과 마케팅으로 이 전시를 개최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말이죠. 우리는 최대 500명의 관객들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최종 집계는 1,800명을 넘겼어요. 여러 주요 저널리스트들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The Future of Craft가 올해 LCW에서 추천할만한 전시라고 포스팅했고요. 우리는 2020년에 전시와 토크 프로그램, 워크숍을 함께 기획하고 싶어하는 여러 유명 브랜드들과 구체적인 계획을 이미 논의 중입니다.”



(본 내용은 격월간 매거진 공예플러스디자인 2019년 7/8월호에 각색하여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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