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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민경 Apr 04. 2020

런던크래프트위크 (7) 티브랜드 포트넘앤메이슨

콕핏아츠(Cockpit Arts)와 콜라보레이션 전시 Form+Line

영국은 전통적으로 에프터눈 티의 나라이다. 그 칭호에 걸맞게 몇몇 유서 깊은 티 브랜드들이 있는데, 가격과 무게를 고려했을 때 선물용으로 부담없이 구입할 수 있어 런던을 찾는 관람객들에게도 인기다. 피카딜리에 위치한 포트넘 앤 메이슨은 1707년에 설립된 대표적인 티 브랜드이다. 매장에 들어서면 다양한 종류의 홍차에서부터 찻잔, 그릇, 각종 과자 및 사탕과 같은 디저트류, 와인과 치즈, 피크닉 가방 등을 만날 수 있다. 2층에는 에프터눈 티세트를 즐길 수 있는 카페가 위치해있다.


(사진제공: Fortnum & Mason)


올해 LCW를 위해 포트넘 앤 메이슨에서는 콕핏 아츠(Cockpit Arts)와 협업 하에 Form + Line 전시를 매장 한 켠에 구성하였다. 인터뷰에 응해준 전시 기획자 애니 웰버튼(Annie Warburton)이 대표로 있는 콕핏 아츠는 사회적 기업으로서 150개의 창조 사업장을 견인하는 현대 공예 스튜디오들의 거점으로 자리하고 있다. 치솟는 임대 가격과 그로 인해 줄어드는 스튜디오 공간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이 시대에도 이들은 런던에서 30년 넘게 공예를 지키는 중이다. 무언가를 만드는 행위는 바쁜 도시 삶보다 한적한 전원생활에 어울리는 문화로 여겨진다. 하지만 콕핏에서는 도시와 전원이라는 물리적 장소를 가로지르면서, 만드는 행위, 즉 메이킹이 현대적이고 전문적이며 도시적일 수 있음을 증명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이들은 작가들이 영국과 해외에서 실습을 시작하고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비즈니스와 적정 가격대의 스튜디오 공간을 지원한다.


콕핏에서는 재능 있는 메이커들을 발굴하기 위해 1년에 두 번씩 오픈 스튜디오라는 이벤트를 개최 중이다. 이 이벤트를 통해 대중들은 멋진 작품들과 함께 작가를 만날 기회를 갖게 된다. 소질 있는 작가가 창의적이면서도 상업적으로 자신의 잠재력을 발굴하고 발전하도록, 그리고 커뮤니티에 대한 감각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그들의 비전이다.


(사진제공: Fortnum & Mason)

콕핏 아츠(Cockpit Arts) 대표,

애니 월버튼(Annie Warburton)



“몇 해 전 콕핏의 오픈 스튜디오에서 디스플레이 큐레이터로 일을 할 때 포트넘 앤 메이슨의 패션, 뷰티앤홈 구매책임자(Jo Newton)와 협업했던 것이 이번 전시를 기획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제가 5년간 영국공예청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한 뒤 2018년 콕핏에 합류했을 때 그녀와 저는 함께 공유했던 비전에 기초하여 머리를 맞대고 이번 쇼를 기획했습니다. 우리는 정말 완벽하게 호흡이 맞았죠. 저는 포트넘 측과 앞으로 더 많은 일을 함께 기획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포트넘 앤 매이슨에서 제가 기획한 Form+Line전시에서는 7명의 작가들이 도자, 금속, 가죽, 텍스타일, 목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 작업을 보여주었습니다. 각 작가들은 색채를 줄이고 그들의 독특한 개성이 묻어있는 형태와 라인에 집중했습니다. 도시의 그리드에서부터 영감을 받은 작업, 르네상스 페인팅 속에 숨겨진 패턴을 드러내는 작업, 전통적인 형태를 탈피한 작업, 주얼리를 착용 가능한 조각품으로 탈바꿈한 작업이 그것들입니다. 이 전시는 콕핏 아츠에 소속되어 있는 스튜디오들의 문 뒤에 감추어진 재능을 훔쳐볼 수 있도록 기획되었습니다. 또한 소질 있는 작가를 새로운 관객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지요. 각기 다른 재료로 이야기하는 7명의 작가를 연결해주는 지점은 이들의 숙련된 공예 기술과, 형태와 라인에 대한 매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여 작가들은 런던에서 이루어지는 현대적인 메이킹 행위에 담긴 활력을 구현하였습니다.   


140명 이상의 작가가 콕핏에 속해있는데요, 그 중에서 참여 작가를 고르는 일은 정말 어려운 임무였어요! 우리는 형태와 라인이라는 독특한 미적 테마를 가진 작품 위주로 작가를 선정했습니다. 우리에게 형태적인 울림을 주는 흥미로운 작가들의 아이디어를 훑으면서요. 그리고 나서 이상적인 작가 리스트를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선택된 독특한 스타일의 작가들과 각기 다른 소재들이 공통적인 감수성을 가지고 균형을 이루기를 원했지요.

 

우리는 전시에 대한 관객들의 응답에 전율을 느꼈습니다. 새로운 작업을 새로운 관객들에게 선보였는데, 그들은 작품들이 목, 도자, 고가의 금속 등을 재료로 하여 미학적인 성취를 이룬 것에 대해 놀라움을 표현했어요. 작품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사람들은 어떻게 작품이 만들어졌는지 궁금해했지요. 저는 전시에서 작가들의 작품이 판매되는 것에 기쁨을 느낍니다. 그것은 콕핏의 명성을 드높이는 것이기도 하면서 새로운 관객들을 오픈 스튜디오 이벤트로 불러오게 합니다. 향후 더 많은 콜라보레이션을 할 수 있기를 우리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본 내용은 격월간 매거진 공예플러스디자인 2019년 7/8월호에 각색하여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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