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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민경 Jul 27. 2024

호주의 젊은 디자인 감각,
다니엘 엠마 스튜디오

Daniel Emma Studio

호주 디자이너들은 미국이나 유럽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들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북반구(Global North)에 주로 집중되어 있는 각종 디자인 위크나 페스티벌에서 호주 출신 디자이너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있기 때문이다. 유럽이나 아시아권 디자이너들에 비해 존재감이 미미한 이유에는 북반구와 남반구라는 지리적 한계가 있다. 다니엘 엠마 스튜디오는 이러한 지역적 한계를 뛰어넘고 세계 무대를 종횡무진하는 젊은 디자이너 듀오다. 캐나다 디자인 전문지 〈애저Azure〉는 이들을 ‘호주에서 가장 핫한 디자인 듀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들은 자신을 알리기 위해 전시와 어워드를 십분 활용한다. 2008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열린 100% 퓨처스 전시에 참여한 다니엘 엠마 스튜디오는 미니 사이즈의 클립과 책갈피, 문진 등의 문구류를 선보였다. 문구류를 아이템으로 택한 이유는 그저 작고 가벼워서 운반하기 쉽기 때문이었다고. 이들의 문구류는 봄베이 사파이어에서 주최한 디자인 디스커버리 어워드에서 수상했다.


2010 런던 디자인 위크에 전시한 문구 시리즈 'Solides' (사진 제공 © Daniel Emma Studio)


한편 2013년 호주 래밍턴 드라이브 갤러리에서 발표한 첫 번째 가구 컬렉션 ‘빅Big’은 다니엘 엠마 스튜디오에게 큰 도전이자 전환점이 되었다. 런던 디자인 정션Design Junction과 밀라노 월페이퍼 핸드메이드Wallpaper Handmade 전시 등을 통해 스튜디오를 알린 이들에게는 소위 ‘문구류인the stationery people’이라는 꼬리표가 한동안 따라다녔다. 이에 두 디자이너는 가구 분야로 눈을 돌리며 절치부심했고, 문구류 디자인만 잘하는 스튜디오라는 편견을 깨고자 노력했다. 늘 한 손에 들어오는 미니 사이즈의 작업만 하던 이들이 전시 제목처럼 그야말로 빅 사이즈로 작품의 크기를 키운 것이다. 

 

가구 컬렉션 'Big' (사진 제공 © Daniel Emma Studio)



2015년 다니엘 엠마 스튜디오는 리그 디자인상 Rigg Design Prize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되었다. 리그 디자인상은 1994년 설립된 호주에서 가장 영예로운 디자인상이다. 2015년 동시대 디자인계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보여준 디자이너로 대니얼 에마 스튜디오가 명단에 오른 것이다. 과연 젊은 디자인 스튜디오의 성공적인 분투기라 할 만하다. 수상 후보 특전으로 빅토리아 국립 갤러리National Gallery of Victoria의 전시실 하나를 ‘빅’ 컬렉션 일부와 함께 새로운 가구와 조명, 텍스타일, 액세서리로 가득 채웠다. 전시 작품 중 일부가 국립 갤러리에 소장되는 성과도 거뒀다. 평범한 기하학 형태에서 평범하지 않은 특별한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것이 다니엘 엠마 스튜디오의 비전이다. 디자인에 뭔가를 첨가하기보다는 덜어내는 접근 방식을 취함으로써 자신들만의 색깔이 묻어나는 아기자기하고 장난기 어린 결과물을 보여준다. 호주의 젊은 디자인 감각이 궁금하다면 앞으로 이들을 더욱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2015년 빅토리아 국립 갤러리 전시 모습 (사진 제공 © Daniel Emma Studio)
패션 브랜드 코스COS와 협업한 '행잉 아웃(Hanging Out, 2016)' (사진 제공 © Daniel Emma Studio)

(작품 설명) 패션 브랜드 코스의 호주 상륙을 기념하기 위해 시드니와 멜버른 매장의 윈도 설치를 맡았다. 코스의 화이트 셔츠를 가장 자연스럽게 보여주기 위해 사다리, 의자, 사이드 테이블을 배치한 다음, 금속 막대가 가구들 사이를 관통하도록 했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어느 가을날, 깨끗하게 세탁한 화이트 셔츠를 햇빛에 바 

짝 말리는 평범한 일상의 장면을 스타일리시하게 연출했다.


블링블링 왕조(Bling Bling Dynasty, 2016) (사진 제공 © Daniel Emma Studio)

(작품 설명) 2016년 호주 휴고 미셸 갤러리에서 연 개인전으로 중국 여행에서 받은 영감을 작품으로 풀어냈다. ‘블링블링 왕조’라는 가상의 시대를 사는 황제가 사용할 법한 화병과 의자, 커피 테이블, 캐비닛, 조명 등을 디자인했다.


패-커-징 시리즈(Pak-uh-jing Series, 2020) (사진 제공 © Daniel Emma Studio)

(작품 설명) 귀여운 조각으로 구성한 시리즈로 2020년 3월 휴고 미셸 갤러리에서 선보였다. 이 조각들은 패키지에 대한 열정과 디자인의 중요성을 되새기기 위해 만든 스터디 모델이다. ‘음식’, ‘여행’, ‘어린 시절’, ‘노스탤지어’라는 키워드에서 연상되는 일상적 사물을 떠올리기 위한 색다른 경험을 제안했다.




프로필

다니엘 토Daniel To(1984년생, 인물 사진 왼쪽)와 엠마 에이스톤Emma Aiston(1985년생)이 설립한 디자인 스튜디오. 두 사람은 2007년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런던에서 인턴십을 시작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기 시작했다. 다니엘 엠마 스튜디오라는 이름으로 2008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에 처음 데뷔했고, 봄베이 사파이어에서 주최한 2010 디자인 디스커버리 어워드를 수상하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https://www.daniel-emma.com/projects


*본 글은 월간 <디자인> 2020년 8월호 디자이너 인명사전 특집에 실렸습니다.

This article is featured on Monthly <DESIGN> magazine(Aug. 2020 issue) published i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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