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추얼스토리-3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합니다.
조금 다르게 말해보겠습니다. 인간은 실수인 줄 알면서도 반복합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반복하는 행위 자체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리추얼의 두 가지 포인트는 반복과 연결입니다.
오늘은 반복에 대해서 특히 반복 행동의 근거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사람은 반복되는 행위나 자극에서 쾌감, 안정감, 학습효과를 느끼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심리학과 신경과학 연구에서 여러 번 확인되었습니다.
습관 형성과 보상 회로
반복 행동이 뇌의 도파민 보상 경로를 자극하면 쾌감을 느끼고, 다시 그 행동을 반복하려는 경향이 생깁니다. 그리고 반복될수록 뇌는 이 행위를 유익하다고 학습합니다. 제가 늦게 모임을 마치고 오는 날에는 꼭 편의점을 들러서 컵커피와 칸쵸를 사 오는 것처럼 말입니다. 모임에서 맛있는 것을 많이 먹고 와서 배가 하나도 고프지가 않는데도 항상 마지막을 장식하는 컵커피와 칸쵸를 먹지 않으면 그 하루가 마무리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리고 이렇게 자기 전에 먹는 게 부담이 되는 걸 알고는 있지만 멈추기가 힘듭니다. 그 두 가지를 먹으면 기분이 좋아져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기 전까지 후회될 것만 같은 느낌마저 듭니다.
인지적 편안함
같은 음악, 이미지, 단어나 행동을 반복해서 접하면 점점 호감이 커지는 현상인 반복 노출 효과라는 것이 있습니다. 1968년 로버트 자이언스(Robert Zajonc)의 실험에서 처음 본 낯선 단어도 반복해서 보여주면 참가자들이 점점 더 좋아한다고 보고했습니다. 그 이유는 반복은 예측 가능성을 높여 뇌의 처리 부담을 줄이고 안전하다고 느끼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볼매라는 단어가 생긴 걸까요? 확실히 처리 부담이 줄어들기는 합니다만..
학습과 숙련의 기쁨
반복 연습을 통해 능숙해질수록 성취감과 몰입감이 생깁니다. 이른바 플로우(flow) 상태입니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의 연구에 따르면, 반복적인 훈련이 사람을 몰입 상태로 이끄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확실히 어떤 행동을 반복하다 보면 무아지경에 이르는 상태를 가끔 경험하기는 합니다.
진화심리학적 관점
환경에서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은 생존에 유리했습니다. 반복되는 패턴을 빠르게 인식하고 익숙해지는 것이 위험 회피에 도움을 주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건 게임만 해봐도 우리가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사실입니다.
실험적 증거 예시
음악 심리학 연구에서도 반복되는 후렴이 있는 음악의 선호도가 더 높았습니다. 그렇습니다. 떼창 할만한 명곡에는 후렴은 무조건입니다.
행동 경제학에서는 반복 구매 경험이 있는 제품을 재구매할 확률이 높다고 알려줍니다. 맞습니다. 아는 맛이 더 무섭습니다.
인지 심리학에서는 반복학습이 장기 기억에 효과적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옳습니다. <세이노의 가르침>에서는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세 번은 질리고 다섯 번은 하기 싫고 일곱 번은 짜증이 나는데 아홉 번째에는 재가 잡힌다. 재가 잡힌다는 말은 맡은 일에 리듬이 생겨 묘미가 생긴다는 말이다.'(p.157-158)
이렇게 인간은 반복적인 행동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어떤 행동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반복하지도 않는 것이지요.
리추얼은 이 반복을 통해서 우리에게 안정감과 새로운 발견, 희망 그리고 우리 자신을 찾아줍니다.
리추얼이란 일상의 어떤 행위에 내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고 반복함으로써 그 시간을 온전히 나를 위한 완전하고 충만한 시간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리추얼은 반복의 축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