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다시 연결될 때 삶은 천천히 제자리를 찾는다

리추얼스토리-103

by 미키현 The ess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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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의 연결을 거창한 여행이 아닌 일상의 리추얼로 재정의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저만의 연결 리추얼을 소개합니다. 저는 일 년에 두세 번은 꼭 강릉으로 떠납니다. 저는 강릉에 가면 사실 관광객의 입장은 아닙니다. 여러 번 방문했기도 했고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핫플레이스를 방문해서 사진을 찍고 그러는 것보다는 저의 리추얼을 하면서 회복과 치유를 얻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저는 그 리추얼을 하기 위해 강릉으로 갑니다.

저는 항상 같은 숙소, 같은 카페, 같은 식당에 갑니다. 저는 초당옥수수커피를 정말 너무나도 좋아해서 강릉에 가면 방문하는 카페가 두 곳이 있습니다. 언제나 그걸 일단 먼저 마시면서 강릉 리추얼을 시작합니다. 초당옥수수가 달고 구수한 만큼 이 커피를 한 모금 하는 순간 ‘나의 힐링이 시작되는 구나.’하는 기대감이 단번에 차오릅니다.


강릉에는 경포, 강문, 남항진, 영진 등 많은 해변이 있지만 저의 동선을 고려해서 강문해변 근처에 있는 항상 같은 숙소로 가서 짐을 풉니다. 그리고는 책과 다이어리, 필통을 챙겨 근처의 항상 가는 카페로 갑니다. 2층이나 3층에 높게 자리를 잡은 후 음료를 마시면서 부서지는 파도를 멍하니 바라봅니다.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는 각기 다른 모습으로 아름답습니다. 그렇게 어느 정도 물멍이 채워지고 나면 책을 펴고 읽다가 좋은 글귀가 나오면 다이어리에 옮기기도 합니다. 그렇게 적다 보면 머리도 정리되고 희망적인 안정감이 듭니다. 아무에게도 방해받고 싶지 않은 저의 평화입니다.


다음 날이 되면 조식을 즐기고 여유로운 아침 시간을 보내고 나서 소나무가 가득한 송정해변으로 걸어갑니다. 걸어가는 길은 모래 위에 갈변한 소나무잎 천지라 붉은 갈색이고 하늘과 소나무는 푸르러서 그 조화가 신묘합니다. 걸어가다 도저히 발길이 떨어지지 않으면 군데군데 있는 벤치에 앉아서 그 아름다움을 충분히 눈과 마음에 담습니다. 다시 걸어가다 보면 제가 매번 방문하는 막국수 식당이 나타납니다. 언제나처럼 비빔막국수와 만두를 주문하고 맛있게 먹은 후 다시 똑같은 길을 걸어옵니다. 이 리추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행복 그 자체입니다. 마치 핸드폰이 풀충전되고 보조배터리까지 든든하게 채워온 기분이 들지요. 이 기억만으로도 몇 개월은 든든하게 지낼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여행을 반드시 멀리 갈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꼭 새로운 식당이나 색다른 체험을 해야지만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도 아닙니다. 여러분도 좋아하는 곳이 있으시다면 저와 비슷한 리추얼을 한 번 만들어보시길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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