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추얼스토리-110
요새 사람들의 고민은 뭐 하나에 집중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자의반 타의반 만들어진 상황이기도 합니다. OTT에는 오프닝 건너뛰기가 있고, 유튜브를 보면 10초씩 건너뛰기는 물론이며 각종 영화나 책의 요약본이 올라와 있어 한 작품을 온전히 다 보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다 보니 진득하게 영화관에서 두 시간 영화 보는 것이 힘들어집니다. 심지어 유튜브 쇼츠를 보다가도 10초도 안 되는 그 짧은 시간 동안 흥미를 잃어 다른 영상으로 넘어가 버립니다. 그렇게 싫증도 잘 나고 정신이 산만해지며 행동까지 부산스러워집니다. 텔레비전을 틀어놓고 동시에 핸드폰을 들여다보거나 그마저도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여러 앱을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 되어버렸지요.
기억하시나요? 한동안 모두가 멀티태스킹에 대한 환상에 빠진 적이 있었습니다. ‘멀티태스킹’이란 컴퓨터가 다수의 작업을 컴퓨터의 두뇌인 CPU를 나누어 사용하는 것을 지칭합니다. 예를 들어 큰 용량의 파일을 내려받으면서 유튜브로 노래도 틀고, 문서 작업도 하는 거죠. 그러나 하나의 CPU는 특정 순간에 딱 하나의 작업만 수행합니다. 즉 컴퓨터는 동시에 여러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압도적인 빠른 속도로 여러 작업을 번갈아 가며 처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와, 동시에 이렇게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잖아! 인간도 동시에 여러 일을 처리한다면 얼마나 멋지겠어. 그야말로 컴퓨터 두뇌처럼 말이지. 가능한지 한 번 해볼까?’ 그렇게 한동안은 이것저것 동시에 하는 행동이 능력처럼 여겨지는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큰 착각이었습니다. 컴퓨터의 CPU처럼 인간 뇌의 전전두엽도 한 번에 하나의 정보만을 깊게 다룰 수가 있어 두 가지 이상의 일을 동시에 하려고 하면 주의력이 떨어지고 에너지 분배를 계속 조정하는 과정에서 피로가 누적되어 버리고 맙니다. 따라서 멀티태스킹은 즉각적으로는 집중력 저하, 작업 속도 최대 40% 감소, 실수 증가, 기억력 저하 같은 악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전전두엽에 부담을 주어 주의력·집중력·의사결정능력, 그리고 장기 기억력까지 떨어지고 반대로 불안감과 정신적인 피로도는 올라갑니다. 또한 결과물이 좋지 못하니 자기 효능감마저 떨어지게 되지요. 멀티태스킹은 뇌를 훈련시키는 것이 아니라 뇌를 산만한 상태에 익숙하게 만듭니다. 이미 우리는 멀티태스킹에 익숙해져 버렸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