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추얼스토리-16
얼마 전 어느 유튜버가 올린 영상을 우연히 보았습니다. 그분은 우울증과 대인기피, 공황장애까지 와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몇 가지를 일상생활에 적용해서 그 전보다는 훨씬 증상이 좋아지고, 힘들었던 마음도 많이 치유되었다고 합니다. 그중 하나는 바로 ‘혼자 밥을 먹더라도 예쁜 그릇에 담아 먹기’였습니다. 대충 배달시켜서 일회용기에 있는 그대로 먹는 게 아니라 나를 위해서 요리하고, 배달 음식을 먹더라도 예쁜 그릇에 담아 먹는 게 자신의 자존감을 올리는 데에 큰 도움을 주었다고 말했습니다. 여러분, 음식만 맛있으면 될까요? 아무리 진수성찬이라도 이상하고 이가 빠진 그릇에 담겨 있다고 하면 별로 먹고 싶지 않을 겁니다.
마셜 맥루한의 그 유명한 ‘미디어가 곧 메시지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미디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내용까지도 결정된다는 의미입니다. 역사적으로 미디어가 인간의 행동을 결정해 왔습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손 편지를 쓰는 것과 틱톡 같은 숏폼으로 올리는 것은 전혀 다른 느낌을 줍니다. 예를 들면 연예인들이 결혼과 같은 진짜 진중하고 속 깊은 이야기를 해야 한다거나 또는 물의를 빚어서 사과의 의미를 표현해야 할 때는 인스타그램인데도 불구하고 손으로 정성 들여 쓴 편지를 사진 찍어서 올립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는 자신의 진심을 보여줘야 할 때는 예의를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의를 갖추기 위해서는 형식을 갖춰야 합니다. 나에게 형식을 갖추는 사람을 보면 나를 존중한다고 느끼게 됩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일 때 재택 근무가 권장되었고 또는 집에서 혼자 격리해야 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불안과 무기력의 극을 달렸습니다. 그때 미국 코미디언 지미 키멀과 그의 아내는 집에 혼자 있더라도 매주 금요일에는 의식을 치르듯이 정장을 차려입고 저녁 식사를 하는 공식적인 금요일 Formal Friday를 제안했습니다. 격식과 형식이 없는 한 주 동안의 생활을 벗어나 특별한 복장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었습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이렇습니다. 아무 일도 없지만 턱시도를 입고 혼자 혹은 가족들과 저녁 식사를 하는 이유는 우리가 인간인 척하기 위함이지 다른 이유는 없다는 것입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직장, 학교 등 다양한 곳에서 참여하며 SNS 인증 등 해시태그 운동으로 확산되는 등 많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우리가 형식을 갖출 때 비로소 진정 인간임을 다시 느끼고 구조와 균형에 대한 감각, 그리고 안정을 느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