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추얼스토리-17
앞서 리추얼을 이루는 큰 기둥 중의 하나는 반복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다른 하나의 기둥은 바로 연결입니다.
절실하게 고독을 갈망하는 순간을 경험해 본 적이 있나요? 1인 가구로 살고 있는 제 친구 중 한 명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물론 나는 내 가족을 정말 너무나 사랑해. 그런데 본가에 갔다가 내 집에 돌아오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어, 혼자서 침대를 뒹굴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오더라니까.” 또는 가족과 함께 살아서 거실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잘하다가도 내 방으로 돌아오면 너무나 편안한 기분이 듭니다. 이렇듯 우리는 조용히 혼자 있을 때 비로소 차분하게 정리가 되고, 머릿속이 맑아지며 외부의 간섭 없이 우리 내면의 목소리가 들리는 순간이 오죠,
미국의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I never found the companion that was so companionable as solitude.” 바로 고독이 가장 진정한 동반자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 인간은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싶어 하는 본질적인 욕구가 있죠. 그래서 예전과는 달리 혼영(혼자 영화 보기), 혼밥(혼자 밥 먹기), 혼여(혼자 여행하기) 등 다양하게 혼자 하는 활동이 대중화가 되었습니다. 그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가 없이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관계의 따뜻함을 필요로 합니다. 제 지인 중 하나는 이제 혼여는 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했습니다. 누구보다도 비행기를 자주 타고 혼자만의 탐험을 즐기던 친구였는데 이제 혼자 가면 재미가 없답니다.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나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서 그 느낌과 감정을 나누고 싶은데 그럴 상대가 없으니 이제 혼자서 하는 여행은 쓸쓸하기 짝이 없다고 하더군요.
이렇듯, 고독과 연결은 서로 배타적인 관계가 아닌 우리 안에 함께 공존합니다. 진화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은 고립되어 있는 상태라면 살아남기가 힘들었습니다. 힘든 일은 서로 돕고 정보를 나누면서 협력해 온 것이 인류의 생존 기반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각자에게 ‘나만의 시간’이 필요한 건 자명한 사실입니다. 혼자 있을 때 우리는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성찰하고, 불필요한 외부 자극에서 벗어나 휴식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도 사실 연결에 대한 욕구는 사라지지 않죠. 심리학자들은 외로움을 ‘연결이 부족한 상태의 경고 신호’라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리추얼을 설계할 때 이 두 갈망을 조화롭게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