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밖은 정말 위험한가요?

리추얼스토리-18

by 미키현 The essayer
IMG_0785.jpeg


한동안 ‘이불 밖은 위험해‘ 라는 말이 유행한 때가 있었습니다. 밖에서 돌아다니지 않고 집에 그것도 이불 안에 있으면 외부의 위험 상황에 노출되지 않아 사고를 당할 위험이 없고 안전하다는 뜻이었지요. 과연 그럴까요?


매시간 100명, 하루 2,400명. 이 숫자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표한 외로움과 고립으로 인한 추정 사망자 수입니다. 이는 교통사고나 감염병보다도 높은 수치라고 합니다. 너무나 놀랍지 않나요, 전문가들은 이제 외로움은 단순한 개인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질병, 보건위협으로 보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WHO는 사회적 고립이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습니다. 머시 의무총감은 “외로움이 매일 담배를 15개비씩 피우는 것만큼 건강에 해로우며, 외로움으로 인한 건강상의 위험이 비만이나 신체활동 부족과 관련된 위험보다 훨씬 크다”고 경고했습니다. (조선일보 23.11.20.)


하지만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비해서 디지털 기술이 엄청난 발달을 이루었고, 그에 따라 사람들은 원할 때마다 연결될 수 있지 않냐고요.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디지털 기술은 연결성을 넓히지만 비대면 중심 소통이기에 오히려 고립과 외로움을 심화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온라인 상호작용은 즉각적이지만 깊이가 얕아서 정서적 끈끈함이 오히려 떨어집니다.


<리추얼의 종말>에서 저자 한병철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공명이 없으면 사람은 자기에게로 되던져지고 독자적으로 고립된다. 공명은 ‘함께 소리 냄’을 의미한다. 우울은 공명이 없을 때 발생한다. 오늘날 공동체의 위기는 공명의 위기다. 디지털 소통은 반향실을 기반으로 삼는데, 반향실 안에서 사람은 일차적으로 자신의 말을 듣는다. 좋아요, 친구, 팔로워는 공명의 토대를 이루지 못한다. 자아의 반향을 강화할 따름이다.”

반향실은 원래 소리의 잔향 효과를 위해 설치된 공간으로 소리가 밖으로 나가지 않고 메아리처럼 울리게 만든 방을 말합니다. 디지털 안에서의 소통은 비슷한 사람끼리 연결되는 구조의 한계점이 있어서 방 안에서 자기의 메아리를 듣는 꼴이 된다는 거죠. 알고리즘 또한 나의 선호를 바탕으로 추천되기에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조차 적어지게 됩니다.


작가 한병철은 같은 책에서 이렇게 조언합니다. “리추얼은 협화음을 내고 공통의 리듬을 탈 능력이 있는 공명 공동체를 만들어낸다.” 외로움과 고립의 위험에서 멀어지기 위해서 리추얼을 적극 활용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이제는 이불 안에만 있으면 더 위험합니다.

작가의 이전글고독과 관계를 동시에 원하는 이중적인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