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결국 관계 속에서 나를 발견한다

리추얼스토리-19

by 미키현 The ess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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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얼마 전 감기 몸살에 걸려 한동안 운동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주변인들에게 조언을 구하니 이 시기에 운동을 하면 오히려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어 안 하는게 좋다고 하더군요, 2주가 넘게 몸의 회복에 집중하느라 운동을 하지 못하니 답답했습니다. 저는 헬스하는 것도 좋아하고, 밖에 나가서 산책하거나 가볍게 달리는 것도 즐겨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배드민턴을 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레슨 시간에 새로운 동작을 배우며 재미를 느낀다거나, 게임을 하면서 제가 점수를 내는데 도움이 되는 짜릿한 순간이 있습니다. 제일 그리웠던 것은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서로 예를 갖추어 인사를 나누고, 게임 중간 중간에 동료와 함께 격려와 응원의 의미로 배드민턴 채를 부딪히는 소통과 교류의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져온 간식을 함께 나눠 먹는 것도 하나의 큰 기쁨이었는데 그것을 하지 못하는 것도 아쉬웠지요. 제가 얼마나 그 시간을 좋아했는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회심리학자 쿨리는 “우리는 타인의 눈에 비친 우리 모습을 통해 자아를 형성한다”고 말했습니다, 인간은 고독 속에서 나를 듣고, 관계 속에서 나를 확인하는 이중 구조를 가진다는 거죠. 실제 연구들도 이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하버드 성인발달연구는 80년 넘게 인간의 행복을 추적해왔는데, 결론은 놀랍도록 단순합니다. 바로 “우리 삶의 질은 관계의 질로 결정된다.”라는 것이죠. 좋은 관계를 가진 사람일수록 더 행복했고, 더 건강했습니다. 이 연구의 공동책임자 로버트 월딩어는 “관계는 행복의 원천이면서 개인의 정체성을 다지는 기반”이라고 말했습니다. 다시 말해 관계는 ‘삶을 풍요롭게 하는 옵션’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을 완성하는 핵심 요소’라는 뜻입니다.

KBS뉴스(25.7.1.)에 따르면 WHO는 외로움 퇴치 모범 사례로 스웨덴을 소개했습니다. 스웨덴은 모든 아동·청소년에게 단체 여가 활동에만 사용할 수 있는 선불카드를 지급할 계획이며, 공립학교에서는 휴대전화 사용을 전면 금지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이는 휴대전화를 금지하면 대면 교류가 늘어나고 사이버 괴롭힘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에 따른 것입니다. 우리도 여러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물론 우리는 관계 속에서 상처받기도 하지만 결국 회복 또한 사람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많은 사람과 연결되라는 의미는 아니고 소수의 깊은 관계가 더 좋은 경우도 많습니다. 하루에 100명에 둘러싸여도 진짜 나를 발견하기가 힘들 수 있고, 오직 단 한 사람 앞에서 나다운 모습을 드러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진짜 필요한 것은 관계의 양이 아닌 질입니다. 그래서 리추얼을 설계할 때도 이 원리를 적용하면 좋겠습니다. 혼자만의 리추얼과 함께하는 리추얼이 공존할 때 우리는 더 단단한 나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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